건설사들이 민자 석탄화력 발전사업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와 SOC 투자 축소로 새로운 활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발전사업처럼 매력있는 분야가 드물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 대우건설, 한화·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SK가스(SK건설),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8개사가 동양파워 인수의향서(LIO)를 제출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 가운데 건설사가 많은 것은 민자 석탄화력 발전사업이 일감확보는 물론 이른바 ‘돈 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동양파워는 지난해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강원도 삼척 석탄화력 발전소 1·2호기(2000㎿급) 건설 및 운영 사업권을 획득했다.
2000㎿급은 신형 원전 2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업비만 4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물로 나와 GS그룹에 인수된 STX에너지(1190㎿)와 동부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동부당진발전(110㎿)보다 발전 용량이 2배나 크다.


동양그룹은 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하려 했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지난해 동양파워 지분을 전량 매각키로 결정했다.
동양파워 지분은 동양시멘트(55.02%)와 동양레저(24.99%), ㈜동양(19.99%)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당초 동양파워는 높은 가격 때문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 매각 예상 금액이 3000억 원대로 전망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석탄화력 발전사업은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만 운용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10년 제5차 전력수급계획에서 STX(동해)와 동부그룹(당진)이 처음으로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민간기업들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어 지난해 제6차에서는 SK건설(삼천포), 삼성물산(강릉), 동양파워(삼척), 동부하슬라(강릉) 등 4개사가 신규 사업권을 획득했다.

 

석탄화력 발전은 ㎾h당 발전단가가 전력시장가격(SMP)의 30~40% 수준으로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다.
초기 투자 비용은 1000㎿ 기준으로 1조6000억~1조8000억 원대로 높지만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자금조달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동양파워는 완공 후 30년간 연간 매출액 1조5000억 원, 영업이익 3000억 원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동양파워 인수전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건설사 입장에서는 발전소 시공권과 함께 신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사업다각화도 꾀할 수 있다.
EPC(설계 구매 시공) 수행 능력 확보가 가능하고 실적을 쌓으면 향후 해외 진출도 유리해 중견 건설사들도 발전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한양은 지난 6차 때 전남 여수산업단지 인근에 1000㎿급 화력발전소를 짓겠다고 신청했지만, 송전선로 등의 문제로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양은 민자 석탄화력 발전사업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내년에 있을 7차 때 재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석탄화력 발전사업 진출을 꾀하는 것은 SOC 투자 축소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사업다각화와 수행능력 확보를 통한 해외 시장진출에도 발전사업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파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24일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됨에 따라 검토를 거쳐 내달 29일 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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