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시공권을 놓고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도시정비 관련 부서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 5구역은 18개의 건설사가, 지난달 열린 대치국제아파트는 15개의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가했다.

 

수도권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방배 5구역은 방배동 946-8 일대 단독주택 1203가구를 허물고 아파트 255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일반 물량이 1000가구에 달하고 공사금액도 6700억 원 규모여서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그러나 입찰에는 롯데·포스코·GS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했다.

마지막까지 입찰 참여를 고려했던 대림산업은 결국 빠졌다.

지분제 사업방식과 150억 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조합이 입찰보증금 완화 등을 검토한 후 재입찰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건설사의 수주전도 2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국제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SK건설과 KCC건설이 맞붙고 있다.
이 현장 역시 지난달 15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15개의 시공사가 참석했던 곳이다.
대치국제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240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예상 공사금액은 640억 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단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입지가 좋고, 강남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건설사들이 몰렸다.
대치국제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는 내달 중 열릴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경합을 벌였던 경기 과천 주공7단지 시공권은 대우건설이 가져갔다.
두 건설사의 입찰조건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합원들은 23일 대우건설을 선택했다.
과천주공7-1구역은 용적률이 211%로 기존 지상5층 722가구를 15~35층 1314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2672억 원이다.
지난해 6월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조합설립인가 취소로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밟게 됐고, 이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뛰어들면서 2파전이 벌어졌다.

 

시공권 경쟁은 지방도 예외가 아니다.
SK건설은 지난 23일 롯데건설과 대방건설을 따돌리고 부산 광안2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광안2구역 재개발 사업은 부산시 수영구 광안4동 1240-38번지 일대에 아파트 124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공사다.
이 가운데 595가구가 조합원 물량이고 나머지 64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공사금액은 2055억 원 규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시공권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찰된 방배5구역을 비롯해 시공사 재입찰을 논의 중인 방배3구역, 삼호가든 3·4차, 강남구 대치 상아3차 등이 올해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도 입찰기준 등을 신중히 검토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업성 있는 단지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시공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과거에는 분양가, 무상지분률, 건축비 등이 시공사 선정의 주요 기준이었는데 최근에는 브랜드와 재무구조까지 기준이 확대되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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