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근로자공제회의 방만경영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올해 첫 국정감사가 있기 전까지는 이같은 방만경영이 감춰져 왔다.

 

실제로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1월 고용노동부의 정식 산하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국정감사를 받았다.

국감에서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비리종합세트’라고 할 정도의 온갖 비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들의 퇴직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거셌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발주처나 사업주 등 건설업체가 일용직 근로자의 생활보장과 퇴직금을 위해 하루 4200원씩 적립되는 돈으로 기금을 운영한다.


적립금액은 작지만 우리나라에 건설근로자가 380여만 명이나 되기 때문에 전체 기금 규모는  2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2조원이 넘는 기금에 대한 운용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건설근로자공제회 지난 2007년 이후 대체투자에 1500억원 규모를 투입했지만 현재 363억원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137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담보도 없이 충북 천안의 골프장에 300억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고, 의정부 워터파크에 250억원을 투자해 150억원의 손실을 봤다.
또 두바이와 카자흐스탄 등 해외 부동산에도 337억원을 투자해 겨우 12%만 회수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막대한 손실을 입었음에도 임직원들에게는 고액 연봉을 거침없이 지급해왔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의 올해 연봉은 2억4543만원, 전무이사는 2억1872만원이다.
임원진 외 공제회 임직원 85명의 평균 연봉은 8044만원이다.
지난 2008년 3900만원이던 평균 연봉이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는 것이다.
신입사원 초임도 4540만원으로, 국내 250여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1박2일 워크숍에 필요한 단체복 87벌 구입에 1925만원을 사용하는가 하면, 업무추진비로 국회 보좌관 접대 등 방만 경영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질책이 쏟아지자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지난 27일 자구책을 내놨다.
내년도 임원 연봉은 30%, 1~2급은 10%, 3급 이하는 3%를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삭감여부에 대해 내부반응은 싸늘한 실정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고용부와 내년도 예산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임직원 연봉 삭감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이 문제는 이사회 승인과 노조 협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확실하게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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