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1000억 달러 시대를 앞두고 리스크 관리 역량 여부가 해외건설의 승부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의 해외건설 리스크 관리 능력이 글로벌 톱 건설사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확대에만 관심을 쏟다보니 정작 수익과 직결되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해외에서 큰 손실을 기록한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건설기업의 경우 수주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사례로 평가된다.

GS건설의 경우 4122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은 18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기업의 해외수주 규모는 지난 2007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기업이 수주한 해외공사는 2993억 달러로 우리나라 해외수주 누계인 500억 달러의 58.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 상위 20개 국내 건설기업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건수로는 28.9%, 계약금액으로는 46.4%를 차지했다.

건별 수주액 규모가 커지면서 리스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사 하나로 기업 경영마저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된 것이다.

 

발주환경 또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동 등 해외 발주처는 사업규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짧은 공기를 요구하는 추세다.
또 저가수주를 유도하는 한편 설계, 구매, 시공 및 시운전까지 책임지는 일괄도급방식(EPC Lump sum Turnkey)으로 발주를 하면서 우리 기업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발주환경이 변한 만큼 우리기업의 리스크 관리 인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선진 건설기업의 경우 모든 리스크 요인을 반영한 가운데 입찰에 참여하지만 우리기업의 경우 입찰과 사업진행 부서가 분리돼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해외건설 잠재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긴급토론회를 개최하고 건설기업이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을 제안했다.

 

건산연 이복남 연구위원은 “국내기업의 해외수주액은 과거 5년 전에 비해 최근 5년간 6.6배 성장했다”며 “인력과 조직, 경영,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량을 높이지 않으면 소화불량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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