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을 앞세운 대형건설사와 국내시장 위주의 중소중견건설사 간 매출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견중소건설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대형건설사 10개 사가 올린 매출이 상반기 국내 전체 건설수주액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기업은 해외 수주 확대가 가속화되는 반면 국내 수주량 감소에 따라 중소중견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건설수주액은 지난해보다 28% 감소한 39조1514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건협 2013 시공능력평가 기준 1∼10위권 대형 건설사는 해외와 국내에서 35조999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는 해외수주 증가에 힘입어 매출 증가세가 확연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5조8869억원을 기록한 데 비해 올해는 6조3319억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은 4조880억원에서 5조77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대우건설도 3조8345억원에서 4조5962억으로 늘었다.

대림산업은 같은 기간 4조5199억원에서 4조9895억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포스코건설도 2조9305억원에서 4조888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해외건설 특성상 하반기에 수주물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한다면 대형건설사들의 매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가 해외수주를 기반으로 질주하는 사이 국내 중소중견업체들은 줄어드는 물량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국내 건설시장 규모는 주택경기 침체와 경제 불확실성으로 지난해 수준인 110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줄어드는 국내 건설시장을 두고 벌어지는 과도한 경쟁도 문제다.

건협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종합건설사는 1만3392개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대 중반보다 1만 개 정도가 줄어들었지만 우리 시장규모를 고려했을 때 포화상태라는 지적이다.

과도한 수주경쟁으로 인해 낙찰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허리를 떠받쳐야 할 중소중견건설사들이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도 이렇다할 만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들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최근 우리나라의 개발 노하우를 개도국에 전수하는 사업에 해외건설을 연계시키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진출 확대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해외건설 진출지원에 대해 말만 무성하지 막상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없다”며 “관련 부처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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