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보다도 낮은 시멘트 가격으로 시멘트업계의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 가격은 1t당 7만3600원으로 주요 국가별 시멘트 가격의 64%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주요국의 1t당 시멘트 가격은 △브라질 18만7641원 △일본 14만9478원 △말레이시아 12만3872원 △미국 11만8862원 △중국 9만8188원 △베트남 7만4000원이었다.

 

베트남보다도 낮은 시멘트 가격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국내 시멘트업계는 대규모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간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등 주요 7개사의 누적적자는 9679억원에 달했다.

 

정부도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지난해 시멘트 가격 9% 인상을 허용한 바 있다.

시멘트업계는 유가 인상에 따른 물류비 증가와 전기요금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 효과가 상쇄됐다는 주장이다.

 

시멘트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낮아지게 된 것은 건설 경기가 활황이던 지난 2003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던 상황에서 중국산 시멘트가 덤핑 공세를 펼쳤고 국내 업체들도 덩달아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3월 시멘트 가격 인상을 추진했으나 건설업계와 레미콘 업체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건설사들은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분양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시멘트 가격 인상에 부정적이다.

 

레미콘 업체 또한 가뜩이나 건설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멘트 가격마저 상승하면 레미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가격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10% 오른다고 가정할 때 3.3㎡당 건설비가 10만원 정도 소폭 인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경영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시멘트 업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가격 현실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시멘트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국내 시멘트 수요는 4394만t으로 지난 2003년 5830만t 대비 75.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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