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우리일상을 완전히 바꿔놨다. 누군가와 마스크 없이 마주보고 얘기하는 것이 언제인지 모른다. 대부분의 기업은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있다. 집이 사무실인 셈이다. 출근 안 하는 즐거움은 생겼지만 퇴근하는 즐거움도 사라졌다. 집에서는 엄연히 ‘재택근무’인데 노는 줄 알고 이런저런 집안일을 시킨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도 들린다. 위안이라면 평소 꼴보기 싫은 선후배나 다른 부서 사람을 안 본다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 새삼 느껴진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꼭 다 모여 행사나, 회의, 회식등 평소 아무렇지도 않게 한 일에 대한 의문부호가 생기는 게 사실이다.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개인들의 생활패턴, 직장문화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들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영환경에 놓였다. 공장에서 확진자 한 명만 생겨도 바로 공장이 멈춰선다. 


하늘길이 막힌 항공사들뿐 아니라 지구촌 각국이 ‘한국인 입국금지’ 를 천명하면서 해외 비즈니스도 한동안 위축될 처지에 놓였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19의 충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할 것이란 비관적 우려도 쏟아진다. 경제연구소및 해외투자기관들은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기업들은 올해 사업계획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걱정되는건 실적감소다. 금융사들은 실물경제 위축의 충격파가 연체율 상승 등 금융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악영향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코로나19 종합상황실을 그룹과 각 계열사에 설치하고 사업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모두 힘을 내 함께 이 위기를 이겨내 조만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고 말했다.


‘위기’란 말이 엄살이 아닐 정도로 이번엔 왠지모를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재택근무, 화상회의가 오래가면 새로운 형태의 근무시스템이 정착될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마스크 없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2020년 3월 6일
한양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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