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진실을 보도해야하는 기자들의 영원한 고민은 사실보도와 진실보도에 대한 갈등이었다. 사실보도는 참으로 간명하고 명쾌하나, 그 사실 뒤에 숨겨진 배경과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Dead Line에 쫒기며 진실을 캐내기도 어렵거니와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을 피사체로 실상을 찍어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자칫 주관 추론 가치판단 등이 개입될 여지가 있었기에 삼가고 어려워해왔던 것이다.


우리는 사실보도에 충실한 신문을 종합일간지라 부른다. 종합일간지는 진실에 대한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독자들 수준을 존중하는 태도인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 종합일간지라는 타이틀로 발행되는 신문 가운데, 독자들을 가르치려 드는 신문들이 있어 안쓰럽다는 생각이다. 진실보도와 사실보도의 경계는 진작 허물어버렸고, 심지어 이념보도를 일삼고 있어 눈살까지 찌푸리게 한다. 양심의 자유 종교자유 사상과 이념의 자유는 헌법 보장 이전의 천부인권적 기본권이기에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제한이 따르며, 적어도 기자에게 표현자유는 자정적(自淨的) 제약조건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


우리 건설 분야 전문지들은 어떤가? 나를 비롯한 모든 전문지 종사자들은 우선 반성부터 해야한다. 사실보도인지 진실보도인지, 이것이 이념보도인지 나아가 감정보도인지도 구분하지 않고 썼던 무지함을 반성해야 한다. 아울러 감정보도인지 알면서도 신문의 품위에 걸맞지 않은 자극적 언어와 비속한 표현을 들이댄 고의가 있었다면 더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전문지의 한정된 독자들은 무지하지 않다. 오히려 전문기자보다 더 많은 학식과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 취재원을 토대로 듣고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할 뿐, 우리 자신이 전문가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전문지의 역할은 명쾌하다. 우리 업계의 애로를 대변해야 하고 정책변화와 제도변화, 소비자 선호도 변화와 외국의 추세변화를 신속히 알려줘야 한다. 좀 더 바란다면 정책 집행부서가 업계의 현실을 무시하고 책상머리 정책을 추진한다면, 시장의 현실적 Fact를 담은 업계의견을 전달해 줘야한다. 우리가 이런 역할에 충실할 때, 업계와 전문가 그룹은 우리 전문지의 팬이 돼 준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국토경제신문 창간 2주년! 건설 전문지로서 아직 걸음마를 뗐을 뿐인데, 관련업계와 관련기관 종사자들 일부는 “2년 만에 ‘Best Three’로 올라섰다”고 평가해 준다. 과분한 평가와 사랑에 늘 감사한 마음이며 또한 언제나 신세 진 느낌이다.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더 알차고 더 깊이 있는 경제정보를 더욱 품격 있게 전달해야 하겠다는 다짐이 새롭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사실보도이나 당사자에겐 아픔이기도 했고, 업계 의견을 외면한 법 개정안을 비판, 입안자에겐 ‘반사적 손실’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악의 없는 ‘유탄’으로 믿어주고 나아가 전문지로서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했다고 평가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3월 국토경제신문에 ‘2010년 사회공헌 언론상’을 주신 토목학회 독자 여러분들의 깊은 애정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달콤한 사랑의 채찍 오래 기억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0년 5월 21일
국토경제신문 발행인 조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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