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제강 회사들이 이달 중으로 열흘간 동시 휴업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휴업은 장비나 기술 보수를 위한 유지설비기간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전례지만 이번에는 그 의미가 다르다.
건축경기 침체로 재고가 쌓이는 데다 건설사와의 철근값 인상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강사는 철근값을 지난해 12월(69만1000원) 보다 5만원 올린 톤당 74만1000원으로 인상했지만 건설사는 제강사의 이 같은 인상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동결을 요구하고 있는 입장이다.

 

건설업계와 철강업계간의 가격 논쟁이 계속 되면서 날선 공방도 거듭되고 있다. 
제강사 한 관계자는 “가격을 수용 하지 않고 수입품을 사용해도 상관은 없지만, 다만 납품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다시 물량을 요구한다면 정상적인 공급을 해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건설사 관계자는 “얼어붙은 분양시장에다 철근가격까지 인상되는 등 이중고를 겪는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적정 기준을 넘어선 가격인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제강사들의 철근 재고는 적정 수준 보다 2배정도 늘어난 35만~36만톤까지 급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상 3월이면 공공·민간공사 착공으로 철근 시장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현재로써는 분양시장 위축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철근 수요가 언제 다시 회복할지도 아직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제강사의 철근 생산 잠정 중단조치는 생산라인의 단순 정비·보수라기 보다는 재고관리를 위한 자구노력인 동시에 건설업계에 보내는 가격인상 압박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한 대형 건설사 자재구매팀 관계자는 “정상적인 가격협상에 임해야 하는 제강사들이 일종의 '동맹 휴업'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제강사 관계자는 "생산라인 보수를 위한 통상적인 휴무일 뿐, 건설사를 압박하기 위한 '동맹 휴업'은 아니다"고 말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 관리 측면도 없지는 않지만, 성수기에 대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라인 점검을 위해 휴무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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