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절 아치 부재 활용 ‘프리캐스트 개착식 터널 공법’
거푸집 작업 생략… 공기 28%, 공사비 30% 절감 가능

 

[국토경제신문 임진택 기자] 프리캐스트 공법을 활용하면서도 그간 프리캐스트의 약점으로 꼽혀 왔던 구조적 안전성과 시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터널 공법이 개발됐다.

이는 콘크리트 충전부 및 루프철근 이음연결 구조를 갖는 2분절 아치 부재와 가설 임시고정장치를 활용한 프리캐스트 개착식 터널 공법으로, 인터컨스텍이 개발했다.

  
우리나라는 산지 지형이 많아 도로, 철도를 조성할 때 산지를 절토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시설물의 횡단이 필요할 경우 터널 구조체를 만들고 복토 및 주변을 성토하는 개착식 터널 구조물을 주로 조성하게 된다. 
개착식 터널 공법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그동안 현장타설 공법이 주로 적용돼 왔다.


현장타설 공법은 현장에서 일정 구간 단위로 거푸집 설치, 철근 배근 및 조립, 콘크리트 타설 및 양생 공정을 반복해 터널 구조물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터널을 시공하는 지반조건에 제약이 없고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우수하나 구간별로 거푸집 및 동바리 설치·해체작업을 반복하므로 전체 공사기간이 길다.
현장에서 양생 작업을 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균일한 품질관리가 쉽지 않다. 


현장타설 공법 외에도 파형강판을 활용하는 공법도 있다. 
파형강판 공법은 지지력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으나 시공 중 세밀한 계측이 필요하고 철저한 뒤채움 및 다짐공정이 요구돼 시공성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 
또 누수로 인한 백태, 녹 발생 우려가 있어 철저한 방수작업과 잦은 유지관리작업이 요구되는 문제점도 있다.


이 같은 공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부재를 활용하는 공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프리캐스트 공법을 활용한 기술은 사전에 공장에서 터널 구조체를 형성하는 아치 부재를 제작하고 이를 현장에서 조립해 시공하는 방식이다.
부재 제작과 현장 기초 작업을 병행,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아치 부재 간 연결부 구조로 시공성 및 안전성이 저하되고 현장타설 공법에 비하면 축소되나 여전히 연결부 타설을 위한 거푸집 작업이 필요하다. 


인터컨스텍이 개발한 신기술은 개착식 터널 시공에 프리캐스트 공법을 활용하면서도 구조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공을 용이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아치 천단부를 2분절한 형태의 콘크리트 아치 세그먼트 부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 이를 조립하는 방식이다.


시공절차는 현장 하부 기초 시공→ 2분절 아치 부재 제작→아치 부재 현장 운반→아치 부재 현장 조립→천단부 연결(타설 및 양생)→연결부 방수 공사→뒤채움 및 다짐→시공 완료 순이다. 


신기술은 아치 세그먼트 부재 접합부의 상부를 절취하고 루프철근을 형성함으로써 현장 조립 시 횡방향 철근 작업이 생략 가능하다. 
절취부에는 종방향 철근의 일체형 배근이 가능, 철근 배근 연속성을 확보해 구조적 안전성과 시공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속적으로 형성된 절취부가 거푸집 역할을 수행하므로 별도의 거푸집 작업이 요구되지 않는다.


또 아치 상부에 부재를 고정하는 임시고정장치를 활용해 부재의 지지 구조를 유지하게 한다. 
아치 부재를 고정, 접합부 하단과 축력을 분담토록 한 것이다. 
아치 부재를 거치할 수 있도록 가설리프트카를 도입함으로써 부재 가설 시 1대의 크레인과 1대의 가설리프트카를 활용해 시공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부재 위치 조정이 용이하며 인양 시 크레인 거동에 따른 충돌위험 또한 방지한다.
기존 2분절 프리캐스트 공법에서는 아치 부재 가설 때 2개 부재를 동시에 인양하고 위치를 조정해야 해 2대의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야 했다. 


또 아치 부재 제작에는 내·외측판의 위치 및 곡률 조정이 가능해 별곡률과 두께를 개별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거푸집 시스템을 적용, 여러 현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거푸집 부재 보관 및 설치 과정에서 일부 변형이 발생하더라도 조정이 용이해 정밀한 부재 제작 및 재사용이 가능하다.


신기술은 터널 공사로 인한 기간시설에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착식 터널 공법으로서 기존 기술 대비 공사기간을 28%, 공사비용을 30% 줄일 수 있다.
향후 개착식 터널 분야에서의 시장 점유율 증가는 물론, 안전하고 경제적인 개착식 터널 공법의 보급 및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AI 기반 비접촉식 강구조물 도막 상태 자동평가 시스템

에스큐엔지니어링-KAIST 공동 개발… 도장 내·외부 결함 탐지 가능

 

건설산업에도 스마트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강구조물 도장 과정에서 형성된 도막 상태를 평가하는 데도 스마트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KAIST와 에스큐엔지니어링이 개발한 ‘강구조물의 도막 상태평가를 위한 인공지능(AI) 기반의 열화상 및 비전 융합계측시스템’이 그것이다. 


강구조물은 철강으로 제작한 구조물로, 건축·토목·항만 분야에서 사용된다. 
철강은 다른 물질에 비해 내구성이 우수하고 변형성이 적으나 이런 철강도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균열이 생기거나 손상을 입는다. 
이에 따라 주기적인 점검과 유지보수가 중요하다.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교량 3만5902개소 중 강교량은 5568개소다.
강교량은 199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돼 2017년까지 매년 100개소 이상 신설된 바 있다.
이들 강교량의 노후화는 오는 2025년 급증할 전망이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유지관리 수요에 대응 가능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구조물은 부식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장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식방지 비용의 2/3가 도장에 사용될 정도다. 
이처럼 도장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현장 시공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물론, 시공 때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장을 통해 표면에 밀착 형성된 피막인 도막의 수명이 강재보다 짧아 일정 기간 재도장을 해줘야 한다. 


강구조물에서 열화 및 두께 등 도막의 상태평가는 내구성과 직결됨에 따라 국토교통부의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 실시 세부지침’에서도 안전성능과 내구성능 평가항목에 도막의 열화와 두께가 포함돼 있다. 
현재 도막 평가는 작업자가 직접 구조물에 접근해 검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검사 장비로 도장 표면을 검출하는 비전 카메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도장 내부의 열화를 탐지할 수 없고 접촉할 경우 도장 품질을 저해할 수 있는 습도막 검사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 번에 2~3㎜의 국부 면적에 한해서만 검사할 수 있어 전수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검사 시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며 검사자 숙련도에 따라 정확도가 변한다. 
접근하기 어렵거나 접근하더라도 높은 지점에서 작업해야 해 안전사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KAIST와 에스큐엔지니어링은 ‘강구조물의 도막 상태평가를 위한 AI 기반의 열화상 및 비전 융합계측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열화상 및 비전 카메라를 융합한 레이저 열원 영구자석 기반 부착이동형 장비 또는 할로겐 열원 장비를 이용, 강구조물의 도막 영상 이미지를 획득하고 AI 기반 알고리즘을 분석해 도막 및 강구조물의 상태를 자동으로 계측한다. 
KAIST 손훈 교수팀은 도막 두께 분포 시각화를 수행하는 원천기술과 도막 열화로 분류되는 부식, 박리, 체킹, 초킹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안전진단전문기관인 에스큐엔지니어링은 자석 바퀴형으로 구동하는 무인 검사 로봇을 강구조물 안전진단 목적에 맞게 설계, 제작해 자동 및 실시간 도막 상태평가 진단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열화상 카메라로 강구조물 표면을 관찰하면 도막 두께와 열화 현상을 시각화할 수 있으며 도막과 강구조물 사이에 발생하는 내부 열화와 외부 열화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다.
레이저, 할로겐램프 등 열원이 다양해 검사 조건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할로겐램프는 범위가 넓어 단위 면적당 검사 시간이 빠르나 단시간의 고출력 에너지를 낼 수 있는 3㎾ 이상의 발전기가 필요하다. 
반면 연속 레이저는 검사 시간이 할로겐램프에 비해 느리지만 저출력 에너지로도 구조물 표면을 가열시키기에 충분하다. 
연속 레이저 사용을 위해서는 스캐닝 장비가 필요한데 이동하면서 스캐닝이 가능하도록 무인 검사 로봇을 활용한다.


시험 결과 레이저 열원의 경우 열화 분류 신뢰도가 100%였다.
또 이격거리가 250㎜일 때 열화 면적 수치화 오차는 평균 0.96㎠로, 99.61%의 정확도를 보였다.
두께 수치화의 정확도 목표는 20μm였는데 6회에 걸친 시험 결과 모두 이를 만족했다.


할로겐램프 열원은 44회 중 43회의 열화를 정확하게 분류해 97.7%의 신뢰도를 보여줬다. 
열화 면적의 수치화 정확도는 이격거리가 250㎜일 때를 제외하고는 1㎠ 이하였다. 
다만 이격거리가 짧을 때는 과대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작업하는 데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막 두께를 수치화하는 시험은 이격거리가 250㎜일 때는 상대적으로 과소치가 나왔으며 이격거리가 800㎜, 1000㎜일 때는 비교적 일정한 범위 내에서 수치화할 수 있어 신뢰성이 높았다.


또 KAIST와 에스큐엔지니어링은 열화상 시스템과 비전 시스템을 융합해 도막 내·외부 결함 탐지 및 분류가 가능하게 했다. 
열화상 시스템을 이용하면 도막 내·외부에 발생한 결함을 탐지할 수 있지만 결함 종류를 구분할 수는 없고 비전 시스템은 일정 수준의 결함 분류는 가능하나 도막 표면에 발생한 결함만 탐지할 수 있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178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비파괴검사시장 중 도막 상태평가시장은 4억3000만 달러 규모로, 2.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370억 원 정도이나 매년 7.5%씩 성장, 오는 2027년에는 53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KAIST와 에스큐엔지니어링이 개발한 기술은 모든 종류의 강재 구조물에 사용할 수 있어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습도막 상태에서 수시로 두께를 측정하는 검사 장비가 없는 만큼 비접촉 방식으로 습도막 상태를 실시간 및 자동으로 평가 가능한 이번 기술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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