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임진택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금속산화물에서 온도 조절만으로 더 많은 산소와 수소를 발생시키는 수전해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경북대, 조지아텍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저렴한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인 고성능·고내구성을 확보한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친환경적인 수소생산 방법인 수전해 방식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고가의 전력비용이 기술 상용화의 걸림돌이 돼 왔다. 


에기연은 금속산화물을 이루는 양이온의 환원 온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착안, 정밀한 환원 온도 제어를 통해 표면으로 용리되는 나노입자 조성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용리(Exsolution)는 합금 또는 화합물이 용융 또는 가열될 때 내부에 있던 금속이 표면으로 석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이용해 500도의 환원 온도에서는 금속산화물 표면에 니켈 나노입자를, 550도에서는 니켈-루테늄 합금 나노입자를 생성해 서로 다른 조성을 갖는 금속나노입자-금속산화물 촉매 생산에 성공했다. 


에기연은 니켈-금속산화물로 이뤄진 산소 발생 촉매와 니켈루테늄-금속산화물로 이루어진 수소 발생 촉매를 수전해 장치의 양극과 음극에 적용했다.
기존의 이리듐, 백금 촉매를 사용한 수전해 장치에 비해 수소 발생이 61% 향상되고 30시간의 장기구동에서도 98% 이상의 성능을 유지, 높은 내구성을 갖는 것이 확인됐다는 게 에기연의 설명이다. 


수소 발생은 물 분자가 분해돼 수소 이온이 촉매 표면에 흡착이 일어나는 반응과 흡착된 수소이온이 서로 만나는 반응을 통해 일어난다. 
연구에 사용된 금속산화물 표면이 금속 표면에 비해 약 5배 정도 빠르게 물 분해 반응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기연 김병현 박사는 “계산과학을 바탕으로 수전해 촉매의 성능 향상 원인을 성공적으로 규명할 수 있었고 나아가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촉매를 디자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김명진 교수는 “이 촉매 기술은 하나의 모체에서 환원 온도의 조절만으로 산소 발생 촉매와 수소 발생 촉매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 기술은 다양한 금속산화물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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