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최지희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LNG 벙커링이라는 특별한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한화큐셀처럼 해외에서 더 잘 달리고 있는 에너지 기업도 있다. 또 한국지역난방공사처럼 아파트에 난방을 공급, 건설과 떼놓을 수 없는 에너지 기업도 있다. 이들 에너지 기업의 최근 활약을 조명한다. <편집자>

 

▣ 한국가스공사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황 함유량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선박 연료의 친환경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황산화합물 배출량 기준이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아지면서 세계 각국이 선박 연료를 벙커C유에서 친환경 LNG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30년에는 선박 연료 시장 내 LNG 사용량이 전 세계 3000만t, 우리나라는 14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한국가스공사는 LNG 벙커링을 신성장 사업으로 삼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가스공사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LNG 벙커링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LNG 벙커링 자회사인 한국엘엔지벙커링을 설립했다. 


설립 직후 삼성중공업과 ‘LNG선 시운전용 LNG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0만t급 탱커선에 LNG 탱크로리를 이용하는 ‘TTS(Truck to Ship)’ 방식으로 LNG 220t을 공급했다.
TTS 외에도 LNG 벙커링 선박을 활용하는 ‘STS(Ship to Ship)’, 가스공사의 LNG 수송선 하역설비를 활용하는 ‘PTS(Port to Ship)’ 등 공급 방식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LNG 벙커링 선박을 이용해 해상에서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STS 방식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안에 아시아 최초의 LNG 벙커링 겸용 선박인 ‘SM JEJU LNG 2호’를 이용해 STS 방식의 벙커링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LNG 선적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가스공사 통영기지에서 LNG를 싣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입항해 시운전 선박을 대상으로 LNG 호스 연결, 가스 치환·냉각, LNG 2000t 선적 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STS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고 기술 안전성을 검증했다. 


오는 2023년부터는 벙커링 전용선을 통한 LNG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현대중공업과 7500㎥급 LNG 벙커링 전용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LNG 벙커링 전용선 건조가 마무리되는 2023년 2월부터 가스공사 통영기지를 기반으로 LNG 추진선에 STS 방식으로 연료를 공급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건조 비용 150억 원을 지원받아 초기 수요 부족에 따른 경제성 문제를 해소하고 설비 투자비를 줄여 경쟁력 높은 가격으로 LNG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NG 벙커링 전용선이 본격 도입되면 국내 관련 산업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연료 공급 불안정 우려가 줄어 LNG 추진선 건조가 늘고 이는 LNG 추진선에 강점을 가진 국내 조선업계에 활기를 더할 전망이다. 
또 안정적인 LNG 벙커링 공급은 국내 항구에 기항하는 LNG 추진선의 증가로 이어져 국제 항만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030년까지 자회사를 통한 LNG 벙커링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LNG 벙커링 사업이 활성화되면 국내 해양 대기환경 개선은 물론 조선업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큐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인류의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 되면서 이에 대한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숲을 조성해 산소를 공급하거나 화석연료를 대체해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자연스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달 17일 고출력 태양광 모듈 ‘큐피크 듀오 G10(Q.PEAK DUO G10)’을 출시했다. 

큐피크 듀오 G10은 모듈의 최대 출력이 485Wp(와트피크)로, 기존 큐피크 듀오 G9 모듈보다 출력이 30Wp가량 높아졌다. 


여기에 제로갭, 고효율 하프셀, 와이어링 디자인을 포함하는 한화큐셀의 퀀텀 듀오 Z 기술이 적용돼 더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과 셀을 연결해 만드는 태양광 모듈은 보통 셀 사이에 간격을 둬 물리적 안정성을 높이는데 제로갭 기술은 셀 사이 공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일반 셀을 반으로 잘라 저항을 줄인 하프셀과 12줄의 와이어로 셀을 고정, 간격 없이도 물리적 안정성을 유지한다. 
간격을 줄인 만큼 셀을 추가할 수 있어 동일 면적의 일반 모듈보다 높은 출력을 제공한다. 


한화큐셀을 신제품 개발뿐 아니라 품질 검사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적 검증기관인 ‘티유브이 라인란드(TUV Rheinland)’의 신규 태양광 모듈 품질검사(QCPV) 인증을 업계 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QCPV는 단기·장기 신뢰성 평가, 현장 샘플링 검사, 원부자재 검사 등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장기 신뢰성 평가의 경우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기준보다 검사기간이 최대 3배 길고 조건이 까다롭기도 유명하다. 


한화큐셀은 이 같은 높은 제품 신뢰도를 구축하며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태양광 전문 리서치 기관인 EUPD 리서치가 주관하는 ‘태양광 톱 브랜드’로 유럽에서는 2014년부터 8년 연속, 호주에서는 2016년부터 6년 연속 선정됐다. 
또 독일 유력 경제지 포커스 머니(FOCUS MONEY)가 주관한 ‘최고 평판 어워드’에서 전기산업 분야 1위로 선정됐으며 독일 보도전문채널인 엔티브이와 독일 서비스품질연구소가 주관하는 ‘생활소비재 어워드’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양광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화큐셀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 모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24.8%의 점유율을 기록,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상업용 태양광 모듈도 전년 대비 5%p 상승한 19.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높은 품질 수준과 성능을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국내 태양광 시장의 품질기준 향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탄소배출 제로·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친환경 집단에너지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맞춰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숲 조성 등으로 흡수량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난은 배출량 감축의 일환으로 최근 ‘난방방식 전환 외부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동주택이 난방방식을 중앙난방에서 지역난방으로 전환하는 경우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난방방식 전환 외부사업은 이같이 난방방식 변경을 통해 감축되는 온실가스에 대해 환경부에 등록하면 감축량만큼 탄소배출권을 발급받는 사업이다. 


한난은 지난해 11월 ‘가락 금호’, ‘중앙 하이츠 빌리지’, ‘서초 우성 5차’, ‘디엠씨 한양’, ‘반포 한신 타워’, ‘수원 매탄 삼성 2차’ 등 서울과 경기 지역 6개 공동주택과 난방방식 전환 외부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지구온난화 방지와 대기질 개선에 일조함은 물론, 4만3000t의 탄소 배출권을 확보해 공동주택과 약 17억 원 상당의 수익을 공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앞서 난방방식 전환 외부사업을 추진한 ‘서초 유원’, ‘고양 은행마을 3단지’, ‘성남 수진 삼부’ 등 3개 단지에 대한 탄소배출권은 3월 최종 발급된 바 있다. 
9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 3개 단지와 2억 원 상당의 수익을 공유하게 됐다. 
한난의 난방방식 전환 외부사업은 ‘시민 참여형’ 온실가스 감축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난은 지역난방 보급지역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산성역 포레스티아’ 4089가구에 지역난방 열공급을 개시하며 중원구, 수정구 등 성남시 원도심 지역의 집단에너지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2년 성남시와 한난이 ‘집단에너지 확대 보급 협약’을 체결한 지 8년 만이다. 
‘금빛그랑메종(금광1구역)’ 5320가구, ‘하늘채 랜더스원(중1구역)’ 2411가구 등 향후 입주 예정인 재개발 단지에도 지역난방을 보급할 예정이다. 


한난은 태백시, 광해관리공단, 대한석탄공사와 2273억 원을 투자,  태백시 도시재생뉴딜사업인 ‘ECO JOB CITY 태백’ 사업을 통해 지역난방이 보급되지 않은 강원 지역에 지역난방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발전소를 운영하고 발전소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해 스마트팜과 아파트 549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산림재생에너지파크와 광산 테마파크 등 석탄산업 쇠퇴로 쇠락한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포함된다. 
발전소 준공은 오는 2023년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난은 지역난방 보급에서 더 나아가 ‘그린뉴딜 종합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난형 그린뉴딜 그랜드 플랜’을 마련, 미래 스마트시티 인프라 전반을 친환경 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50년까지 16조3000억 원을 그린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한다. 
현재의 집중화된 대형 공급설비는 분산화된 소규모 그린에너지로 대체하고 산재된 에너지원은 ICT로 연계해 하나의 설비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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