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장신애 기자] 한국철도공사가 코로나 시대를 맞아 창가 쪽 좌석만 판매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귀성 시즌에는 창가 쪽 제한 판매 조치로 인해 주요 노선의 열차표를 못구한 사람이 많았으나, 표를 구한 승객들도 꽉 찬 좌석에서 옆 사람과 부대끼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실제로 설 연휴를 앞둔 지난 8일 오후 6시 23분 영등포에서 수원으로 가는 무궁화호 1223 기차 6호차 안은 만석이었다. 
열차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창가 좌석만 판매한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통로 쪽 좌석도 승객이 꽉 차 있었고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도 있었다. 

 

열차 내 사람이 많다 보니 승객 대부분은 접촉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특히 마스크를 벗고 음료수를 마시는 승객도 있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차라리 지하철처럼 예외적인 상황이라면 적어도 음료수를 마시는 승객은 없는데, 장거리를 이동하는 어중간한 상황이 되다보니 승객들의 집단감염 우려가 커진다는 지적이다.

 

한국철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정부의 열차 승차권 50% 이내 예매 권고에 맞춰 창가 좌석만 판매해왔다.

그러나 정기승차권도 동시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도 측은 “정기승차권은 주로 출퇴근 때 직장인이 이용하는 만큼 판매를 크게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로 인해 열차 내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승객들은 불안에 떨었다. 

 

지난 설 연휴 대구로 가던 귀성객 이 모(28·회사원)씨는 “창가 좌석만 판매하는 줄 알았는데 만석이어서 놀랐다”며 “지하철과 달리 마스크를 벗고 음료수를 마시는 승객도 있어 불안했다”고 말했다. 


김 모(35·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키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음료수 섭취 등 마스크를 벗는 행위는 없어야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만석일 경우에는 승객들에 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제재해야 할 승무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 관계자는 “정기승차권 이용자가 있어 경우에 따라 열차에 따라 만석일 때가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정기권은 자유석 방식이어서 통로 쪽 좌석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기권 판매분만큼 일반 판매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정기권 소지자가 열차를 언제 이용할지 예측하기 어려워 일반 판매를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대신 매일 아침 승무원에게 ‘정기권 승객이 통로 쪽 자리에 앉지 않도록 안내하라’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 관계자는 “한국철도의 이번 귀성길 만석 사태는 코로나 방역수칙도, 귀성객의 편의성 확보도 모두 놓친 결과가 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객의 이동권 보장, 그리고 한국철도의 수익 구조도 모두 고려하는 철저한 수요조사와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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