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장신애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5인 이상 집합 금지명령이 발효되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 귀성 열차표가 매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설 연휴 기간인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국립묘지 운영을 중지하고 온라인 참배서비스로 대체 운영키로 한다고 발표했음에도 귀성행렬은 이어지는 것이다.
4일 한국철도공사와 SR에 따르면 설 연휴 열차표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경부선 호남선 KTX의 주요 하행 노선이 완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철도와 SR 사이트는 설 열차표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접속자가 몰려 먹통이 되기도 했다.
모바일 앱도 대기인원으로 접속이 쉽지 않고, 접속이 이뤄진 경우에도 10분 만에 주요 노선 열차표는 매진된 상태였다.


한국철도는 지난달 10일부터, SR은 26일부터 각각 설 연휴 열차표 예매를 실시했다.
예매 결과 한국철도는 설 연휴기간(10일~14일) 동안 상·하행선을 포함, 경부선 14만7000 좌석, 호남선 6만 좌석이 각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4일 현재 상·하행선을 포함해 전라선 4만 좌석, 경전선 2만7000좌석, 동해선 1만8000좌석, 강릉선 1만5000좌석이 판매됐다.


SR도 경부선 하행 1만600석, 호남선 하행 4346석이 모두 완판됐다.

물론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전국 각지의 상하행 노선을 모두 합치면 설연휴 기간 예매율은 20% 안팎이라는 것이 한국철도 관계자의 주장이다.

그러나 귀성길 고객의 대부분이 경부선과 호남선의 고속철도 이용객임을 감안하면, 이곳 노선의 귀성길 KTX와 SRT 표는 구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처럼 중대본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공원묘지 등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온라인 참배 유도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귀성길 주요 노선 열차표가 매진사태를 빚고 있는 것은 그동안 코로나 피로도가 쌓였다는 반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설 이후 시작된 코로나로 그동안 고향방문을 자제해왔던 시민들이 올 설에는 다녀오겠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에 거주하는 김나윤(35·여)씨는 “제대로 외출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로감이 높다”며 “설에는 잠깐이라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가 고향인 이성오(29·회사원)씨는 “코로나19로 매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는 현실이 슬프다”며 “올 설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고향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국민의 코로나 피로감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31일 거리두기 단계를 연장하면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사적 목적으로 5명 이상이 같은 장소에 모일 수 없고, 설 연휴 직계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보좌관 K씨는 “무조건적 집합금지 명령은 국민에게 피로감을 줄 뿐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가정별로 가족 간의 방역수칙을 잘 지킬 수 있는 계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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