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장신애 기자]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이 내리면서 무심코 던지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 한마디에 뿌듯한 행복감을 맛봅니다.”
27일 입사 5년차인 저비용항공사(LCC)소속 승무원 K씨(30·여)의 말이다.
K씨의 오늘 일정은 오전 6시 40분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항공편에 탑승하는 스케줄이다.


탑승객은 항공기를 탑승해야 승무원을 만난다.
그러나 승무원의 일정은 이륙 2~3시간 전부터 이미 시작된다.

우선 탑승 1시간 전인 오전 5시 40분에 브리핑이 있다.

브리핑에 참석하기 위해 K씨는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나 쪽머리를 하고 유니폼을 입는다.

집을 나서기 전 여권, 아이디카드, 승무원자격증, CCOM(객실승무원 교범) 물품이 가방에 있는지 확인한다.


K씨는 김포공항에 있는 회사 사옥에 도착해 객실브리핑과 합동브리핑에 참석한다.
객실 승무원과 함께하는 객실브리핑은 승객과 관련된 것이다.
당일 비행의 서비스 내용과 절차를 준수해 장애인 탑승객이 있으면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지, 손님 중에 ‘중요한 사람(VIP)’이 타는지 등에 대해 40분간 의견을 나눈다.

 

그 다음에는 기장도 참여하는 합동브리핑이다.
합동브리핑을 통해 이날 항로의 구름상황, 바람속도, 목적지 특이사항을 전달받는다.
또 비상상황때 대처하는 수신호와 행동요령도 공유한다. 


K씨와 동료 승무원은 항공기 탑승 후, 비행시간 등에 맞춰 담당 업무를 분담한다.
기내안전과 보안점검은 객실승무원의 일이다.

애완동물 탑승여부, 면세품·기내식 등의 물품이 기내에 준비돼 있는지 확인한다.
이와 함께 심장제세동기 작동상태가 이상이 없는지, 사전 주문한 사은품 개수가 맞는지를 체크하는 것도 K씨의 몫이다.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무원의 수는 항공기 구조, 승객 좌석 배치 등에 따라 다르다.
승객이 탑승하면 승객이 제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짐을 선반으로 올리는 일을 돕는다.


이착륙할 때는 승객이 바르게 앉아 있을 수 있도록, 좌석등받이 상태 및 창문덮개와 테이블이 정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안내한다.
항공기가 이륙한 뒤 승객에게 사전주문 기내식 등 식음료를 전달한다.
서비스 순서에 있어서는 사무장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당일 브리핑때 팀원들과 공유한다.


운항 중 돌발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여름 연세있는 노인 탑승객이 의사를 찾을 정도로 급체가 심한 적 있었다.
승무원으로서는 비상사태다.
4명의 승무원이 합심해 대처한 응급처치 이후 탑승객의 상태가 다행히 괜찮아져 위기를 모면했다.


객실 승무원은 밤낮이 바뀌고,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체력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객실 승무원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1.0의 교정시력과 튼튼한 신체능력 등이 필요하다.
K씨는 객실 승무원 합격 후, 다양한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다.
오랜 시간 비행해야 하고, 시차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인데도 고도의 체력까지 요구한다.


여기에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탑승객이 줄고, 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이 더 힘들다.
5년 전 활기를 띠던 운항 횟수가 코로나로 급격히 줄었다.
연중 탑승과 비번을 번갈아 하지만, 지난해에는 탑승객이 줄어 4개월 동안의 무급휴직 기간을 보냈다.
평생을 같이 하자고 다짐했던 동료들 가운데 이미 몇몇은 다른 직종으로 이직해갔다.
이처럼 탑승객 감소로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으니 K씨의 마음도 무거운 요즘이다.


K씨는 “승객이 안전하고 즐겁게 항공기를 탈 수 있도록 돕는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자긍심을 느낀다”면서도 “코로나가 극복돼 이전의 활기찬 일상으로 얼른 되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