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가 의원 임기를 시작한 지 48일 만인 16일 뒤늦게 개원식을 가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내수침체가 가속화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국민의 대표기관이 세월만 낭비한 것이다. 더구나 개원식은 했어도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어느 때보다 여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렵게 문을 연 만큼 이제부터는 여야 합의 정신을 살려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 특히  민주당은 의석수에만 도취된 채 야당을 무시하고 권력 독주를 해선 안 된다. 임대차 3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후속 법안, 일하는 국회법, 한국판 뉴딜 법안 등의 처리를 위해 하루빨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야당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한 데 도취돼 법안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경우 제2의 동물국회가 될 게 뻔하다. 의견이 엇갈리는 사안일수록 충분한 협의를 통해 민주주의가 기본이 돼야 함을 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야당도 무조건 정부여당의 발목만을 잡아서는 안된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는 하되 시간끌기등을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들이 지금 원하는 건 생산성 있는 국회다.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국회가 국민들의 외면을 받는 것은 국회스스로 자초한 탓이 크다. 국회의 고유권한은 입법이다.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인 입법활동을 펼칠 경우 국민 지지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원 연설에서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가 협치의 실패라고 언급했듯 협치를 복원하는 일도 시급하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재개돼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수시로 만나야 한다.  여권이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면 결국 야당을 더 자주 만나고 야당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이번 국회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늦은 만큼 협치를 통해 밀린 숙제를 해야 한다.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20년 7월 17일 

한양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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