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지 50년이 됐다. 지난 1968년 착공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총 428㎞ 구간을 1970년 7월 7일 개통한 이 고속도로는 수출 한국의 대동맥으로서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했다. 1970년 280달러였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 달러를 넘고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우뚝서는데 기여했다.

 

우여곡절과 반대도 많았다. 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일부 진보 지식인은 극소수 부자만을 위한 도로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이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될 수 있었던 것은 국가 미래비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박정희 대통령이었기에 가능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전두환 정부는 전국에 고속통신망을 깔았다. 당시 비용문제로 반대가 있었지만 동축케이블이 아닌 대용량 광(光)케이블망을 구축해 한국은 1990년대 초고속인터넷 시대를 활짝 열었다. 우리가 인터넷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발판이 된 것이다.

 

노태우 정부 때는 인천국제공항과 경부고속철도(KTX) 건설을 2대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다.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었고 세계 최고 공항으로 평가받는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물류허브의 꿈을 키우는 기초가 됐다.

 

하지만 그 뒤로는 미래를 내다본 국가적 투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0년, 20년 뒤를 겨냥한 국가 대계 차원의 프로젝트는 실종된 지 오래다.

 

최근 정부가 한국판 뉴딜로 5G,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인프라와 비대면 산업을 육성한다지만 대부분 관련 고용창출을 위한 2~3년짜리 투자 프로젝트다.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 확대도 재난지원금 등 일회성 현금 지원에 집중되고 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의 실업난과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일자리 정부를 구현할수 있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당장 다음 선거에 급급한 포퓰리즘만 펼치고 있다. 이래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장보다는 백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시야를 길러야 한다.

 

2020년 7월 10일

한양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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