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 선봉에 섰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반발이 안팎으로 확산하고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1900여 명을 청원경찰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자 취업준비생을 중심으로 평등과 공정이 결여됐다며 무리한 직고용, 무분별한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3일 인천공항공사가 보안검색 요원 등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히자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해당 청원은 24일 오후 5시 현재 19만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철폐 공약에 대해 “솔직히 앞으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애 채용하겠다던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으나, 현실은 더 하더라”며 “알바처럼 뽑던 기간제 직무도 정규직이 되고, 시위를 통해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과 복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된다는 이번 인천공항 전환은 충격적”이라며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시험도 없이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철도공사만 봐도 역무와 승무가 사무영업으로 들어오며 사무영업 정원이 확연히 줄었다”며 “이건 평등이 아닌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시간당 수천 명의 동의를 얻고 있어 20만 명을 넘기고 정부와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22살 군대 전역 후 알바천국에서 보안으로 들어와 190만 원 벌다가 이번에 ‘인국공’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만 원 소리질러”라며 “서연고(서울·연세·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이라는 내용의 글이 알려지며 더욱 확산됐다.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도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23일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직원 300명과 취준생들이 참석한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청원경찰 직고용 계획은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제기도 준비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의 반발도 거세다.
공기업 취업준비생이 모인 네이버 카페 ‘공준모’에서 취준생을 대상으로 한 정규직 전환 정책 찬반 설문에서는 24일 현재 1872명 가운데 1615명, 86%가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 취준생은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 정책은 결국 자회사 정규직 채용과 고용안정을 약속해도 직고용을 요구하는 상황을 낳고 있고, 이는 곧 취업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는 것”이라며 “기회와 과정이 아닌 결과가 평등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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