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속보>=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가 본회 김상수 회장을 상대로 전면전을 선언했다.
그동안 화해를 요청하면서 저자세를 견지해온 서울시회가 전면전을 선포함에 따라 두 단체 간 물러서지 않는 ‘치킨 게임’이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시회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8일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비대위가 기자회견의 형식을 빌어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것은 배후에 본회 김상수 회장의 조종이 있었다는 것이 서울시회의 입장이다.


서울시회는 우선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배포된 감사보고서는 서울시회나 본회 감사실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실시되고 작성된 문건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협회 사무처 직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김 회장의 복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서울시회는 주장했다.
서울시회에 따르면 논란의 외부인은 ‘검찰에서 근무한 회계 전문가’라고만 알려졌을 뿐, 본회나 서울시회 사무처 소속 직원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소위 ‘인지도가 낮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서울시회는 이어 논란의 외부인이 서울시회에 대한 회계감사를 시작할 당시, 지출비용과 관련해 소명이 필요한 금액이 200억 원 가량 발견됐다고 협박하면서 이를 무마하는 조건으로 허숭 서울시회장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 17일 실시된) 선거에서 반대파를 지지한 사람으로서 선거전 승자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게 순리라고 판단, 홀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실토했다.
허 회장은 그러나 갈수록 요구조건이 많아지고, 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전체에 대한 사표를 요구하는 등 정도가 지나쳐 전면전으로 선회하게 됐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아무리 선거에서 이긴 개선장군일지라도 산하 시도지회 회장단 인사권까지 장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 그들을 지키기 위해 맞서게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허 회장은 이에 따라 기자회견 문건에 대해 자문 변호사와 외부 전문가 등을 동원, 조목조목 반박자료를 마련해 수사에 대비하기로 했다.
특히 감사보고서 형태로 배포된 문건 가운데 △예금이체로 이자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회원권의 사적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이미 사용횟수와 날짜 등을 확인, 무혐의 입증 준비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그러나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을 거쳤는데도 수사과정에서 사회통념을 벗어난 행위로 지적되는 부분이 있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특히 지난달 28일 기자회견 당일 김 회장이 비대위의 기자회견을 강하게 만류하는 모습이 기자들에게 포착된 데 대해, 허 회장은 “이는 쇼였다”고 잘라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김 회장은 아직도 ‘선거 관련 피아 구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임기가 1년 6개월 이상 남은 산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을 공개석상에서 면박, 사표를 받아내는 것과 △전임 회장을 당연직으로 임명해야 할 자리에 아직까지 임명을 미루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건협 본회 감사실 관계자는 “기자회견장에 배포된 문건은 감사실 자료가 아닌 것은 맞다”며 “자료 표지에 표기돼 있는 ‘감독반’은 협회의 공식 조직이 아닌 태스크포스 형태의 임시 기구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건협 본회는 앞서 “기자회견장에 배포된 비리 의혹 관련 문건은 비대위의 감사 요청에 따라 피감기관인 서울시회가 일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자료”라고 전제하고 “피감기관의 추가 소명이 있을 경우 내용이 변경될 수 있는 미확정 자료”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문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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