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적극적이고 선제적 대처가 전 세계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은 분명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는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에 더해 우리나라가 그동안 발전시켜온 의료시스템 및 제도와 인프라, 정보통신기술 등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에서 국가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이제 높아진 국가적 위상을 발판으로 삼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강력하고 즉각적인 경기부양을 위한 경제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이전의 경제침체기에 국가 경제회복에 크게 기여해왔던 건설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과 고용 측면에서 경제성장기여도가 높은 건설산업은 빠른 경제의 정상화 및 경기회복에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건설산업에도 코로나19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했다.
먼저 국민의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 공급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전염병 사태에서 보듯 예상치 못하는 전염병 등 질병의 위험이나 특정 지역에서의 재난·재해의 위험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1차 지역 의료기관인 보건소 및 하위 의료기관의 부족 문제 등 한계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역 거점 공공병원과 1차 지역 의료기관의 수 확대 및 시설물 확충이 필요하며, 지역 의료시스템의 붕괴에 대비한 이동형 병원과 대규모 난민 발생에 대비한 이동형 주택 및 임시 주거시설 공급 인프라 확충도 필요하다. 이 같은 지적은 메르스 사태 때도 있었다. 당시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이동형 재난병원’ 도입 관련 논의가 있었으나, 예비타당성조사의 벽에 부딪혀 무산된 사례가 있다.

 
보다 적극적인 논의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되어질 필요가 있다. 또한, 건강생활지원센터 등이 함께 포함된 생활 복합화 시설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도 본격화될 필요가 있으며, 국가적 재난에 대비한 거주 가능 대피시설의 확충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및 기후변화 등에 대비한 건설산업의 디지털화에 대한 논의도 진전돼야 한다. 향후의 건설산업의 투자대상과 생산환경, 생산방식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필요가 있다. 그 방향성으로는 두 가지를 볼 수 있는데, 첫째로 향후 건설투자의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인프라 상품에의 집중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형 뉴딜’과 관련해 미래에 대한 디지털 투자로서 인식해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의 재정투자는 투자의 현재는 물론, 미래의 효과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스마트시티, 노후 산업단지의 스마트화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이러한 ‘한국형 뉴딜’과 기후변화 등 새로운 사회, 경제환경에 대응하는 것이라 하겠다.

 
둘째로는 기존 건설생산과정에서의 생산방식과 자재, 인력 등 생산요소의 조달 및 활용에 있어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공사현장에 있어서는 현장의 안전, 품질 등 제반상황 파악을 보다 빨리할 수 있고,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공사관리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건설생산에 있어 모듈러 사업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어질 필요가 있으며, 로봇 및 3D 프린팅 기술 등도 생산과정에 적극 도입되어져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현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이면서도 전략적인 건설투자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 하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사회간접자본시설(SOC) 등 공공투자를 확대 편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공공건설투자를 효율적이고 원활하게 집행가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도전에 우리나라는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러한 성공적인 대응이 이제 침체된 우리나라의 경제의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건설산업이 이러한 경제의 새로운 도약에 있어 핵심산업으로서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2020년 5월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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