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한양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p 하락한 연 0.75%로 내려 0%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양적완화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이다. 한은은 또한 2001년 ‘9.11’ 테러 당시 기준금리를 사상 최대폭인 0.75%p 인하한 바 있어 금리를 내린 경우는 이 두 차례 뿐이다.
 

지난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이었지만 이번에 0.75%까지 내린 것은 미국 연준이 전격적으로 100bp 금리인하를 발표했고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자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한은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 경기 하방압력이 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결정됐다.
 

미국 연준도 15일(현지시각)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통화 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내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제로금리 수준이다.
 

한은은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돼 금융위는 통화정책을 완화해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 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1%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했다.
 

기준금리 0%대는 1% 초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금리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통상 금리가 낮아지면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낮은 금리가 소비와 투자를 촉진해 경제가 성장하고 다시 물가가 오른다. 그 흐름을 기대했지만 금리인하만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홍콩 등이 기준금리를 0.25~0.75%로 인하해 코로나19 공조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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