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2월 임시국회가 지난주 막을 올렸다. 30일간 열리는 이번 회기는 20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입법 무대다. 하지만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여야간 정쟁으로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스럽다. 정권 심판론을 부르짖는 야권과 야당 심판론을 앞세우는 집권여당이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파열음으로 민생고를 겪고 있는 각계 국민의 하소연이 파묻혀선 안 될 것이다.


지금 여야가 선거판이란 콩밭에만 마음을 두고 있을 만큼 우리가 처한 현실은 한가롭지 않다. 당장 코로나19 대응이 발등의 불이다.


입법부가 정치 현안을 둘러싼 공방에만 몰두하느라 민생을 뒷전에 놓는 구태를 답습해선 안된다. 가뜩이나 20대 국회는 입법률이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번에는 이를 만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상임위에 계류된 244개 법안 중 순수 민생법안을 골라내 최우선적으로 처리한다면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일부라도 씻을 수 있을 법하다. 여야는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입법과 민간투자활성화법, 미세먼지감축법 등 ‘선거 포퓰리즘’ 혐의에서 자유로운 안건부터 2월 국회 회기 중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또한 이번 회기가 지나면 계류 법안들이 폐기되는 만큼 여야는 이견을 좁혀 최대한의 입법 성과를 내야 한다. 


20대 국회는 ‘일 안하는 국회, 식물 국회, 최악 국회’라는 비판과 지탄을 받아왔다. 민생법안을 방치하고 또다시 관행적인 정쟁으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총선을 앞두고 현재 여야 모두 대대적인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을 제 때에 안 하고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이야말로 국회의 막중한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합집산과 공천으로 마음은 콩밭에 있더라도 헌법기관이라는 사명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 국회에 충실히 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선거운동이다. 이번에야말로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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