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한양규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심의기준을 개선하기로 결정했지만 불명확한 제도개선 내용과 시기 등으로 오히려 시장의 혼선만 키우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일반분양가 심사기준을 완화키로 결정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일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이번 기준 변경으로 3000만 원대 중반이나 4000만 원까지 분양가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둔촌주공 조합원 일부는 3.3㎡당 3550만 원보다 일반분양가를 더 높여줄 것을 조합 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해 12월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 총회에서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550만 원으로 책정했다.
내달부터 HUG와 본격적인 분양가 협의에 들어가 오는 4월 전에 협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단지들의 분양가가 올라갈 지도 관심사다.
올해 상반기 서울 청약시장 ‘최대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도 일반분양가를 5400만 원까지 높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단지는 인근에 지난해 11월 분양한 ‘르엘신반포센트럴’과 비교한 기존 HUG의 기준에서는 4891만 원의 분양가가 예상됐다.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짓는 ‘힐스테이트 세운’도 HUG 기준 변경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단지는 인근 덕수궁 롯데캐슬을 기준으로 HUG 분양가를 기존 예상가보다 600만 원 높인 3200만 원 이상으로 희망하고 있다.


HUG가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메스를 가하려는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전보다 규모·입지·브랜드 등 특성을 세분화해 분양가에 반영하면 단지 규모가 큰 데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단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 내 공급이 충분치 않자 정비사업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HUG가 여전히 분양가 산정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고무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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