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이번에는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노선까지 막히며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일본노선 편중이 심했던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로 노선을 넓혀가고 있었으나, 중국 노선마저 막힌 데다 해외여행심리까지 위축되는 겹악재를 맞았다. 여기에 지난해 면허가 발급된 신규 LCC 두 곳이 오는 3월과 9월 업계 진입을 앞두고 있어 사면초가를 맞은 형국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2조3000억 원, 영업이익 2909억 원, 당기순손실 5708억 원의 잠정 영업실적을 지난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 영업익은 56.4%, 당기순이익은 431.5% 감소한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한일갈등, 홍콩 정세 불안,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물동량이 감소해 중장거리 노선 판매 강화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활용 등으로 적극 대응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환산차손실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업계 맏형답게 나름 선전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3분기까지의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해 실적 전망을 매출 5조9733억 원, 영업손실 2841억 원, 당기순손실 5007억 원으로 정정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말 제시했던 매출 6조3834억 원, 영업이익 2476억 원, 당기순이익 636억 원과는 다른 전망이다.


특히 LCC 업계는 일본노선 편중이 심했던 데다, 보잉 MAX 기종 사고와 737NG 기종 균열 등 이슈로 타격을 받아 피해가 더 크다.


LCC 1위 제주항공의 경우 11일 실적공시를 앞두고 있으나, 금융투자업계는 4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경우에도 각각 490억 원, 2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는 실적을 공시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는 악재가 더해지며 한-중 노선은 물론 여행심리 위축으로 동남아 등 대체노선도 사실상 없다시피 한 실정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8개 국적항공사는 지난달 초 59개 노선, 주 546회를 운항했으나 2월 첫 주 380회로 30%가 감소했고, 둘째 주에는 162회로 70%까지 급감했다.


심지어 오는 3월 에어로케이, 9월 에어프레미아 등 지난해 면허를 발급 받은 신규 LCC 2곳의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업계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공시에서 실적 전망을 하향 정정하는 근거로 한일 외교분쟁에 따른 여객수익성 저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물 경기둔화 지속과 함께 ‘국내 LCC 공급과잉에 따른 항공사 전반 여객수익성의 하락’을 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지분을 사서 1·2대 주주로 공동경영 체제에 나서기로 한 것처럼 산업구조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악재가 2년 연이어 업계를 덮치며 특히 LCC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신규 LCC 진입까지 예정돼 있어 몇몇 항공사는 악재 수준이 아니라 버틸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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