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란과 미국의 분쟁으로 올해 수주 전망 역시 암흑이 드리우고 있다. 이란이 미국 이라크 기지를 공습함에 따라 중동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극단의 사태로 치닫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규 수주에 선뜻 나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습 사태로 인해 해외건설 수주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약 210억 달러 수준이라 2018년보다 30% 이상 떨어지면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오름세를 이어가 350억 달러 달성이 목표였지만 210억 달러에 그치면서 2006년 164억 달러 이후 최악의 실적을 냈다.


무엇보다 중동 지역의 수주액은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44억5000만 달러로 2018년 92억 달러에서 반 토막이 났다. 이란과 미국의 분쟁이 심해질 경우 페르시아만 인근의 원유 수송관 타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이 거론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안좋다.


부진한 해외건설 수주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종 및 진출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 그동안 텃밭이던 중동지역의 경우 프로젝트 입찰이 순연되면서 발주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중동지역 수주는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우리의 몫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저가 공세를 벌이는 데다 기술력도 좋아져 중동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이미 중동지역에서 수주 1위로 올라섰다. 일반시공에서 중국에 밀린다면 고난도 분야나 민관협력형 사업에서는 미국, 스페인 등 선진국 업체에 뒤처진다. 플랜트 등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손실 여파에 허덕이면서 체질을 개선할 시기를 놓친 탓이다.


특히 세계적 추세인 민관협력 투자개발형 사업(PPP)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무엇보다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해외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건설명가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실력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우리 건설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2017년 세계 9위에서 2018년엔 12위로 떨어졌다. 설계, 시공 등 전반적 기술 분야에서 모두 1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정부는 수주지원을 확대하고 업계는 조달 프로세스 표준화 등 선진국형 수주 전략을 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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