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한양규 기자]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보복 공습으로 건설업계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미국 관계가 전쟁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 건설업계의 ‘텃밭’인 중동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대되며 수주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이라크 현지에서는 국내 건설사들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이날 이란의 미국 이라크 기지 공습과 관련해 현장 상황을 체크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국토교통부는 외교부와 함께 이란과 이라크 등지에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상시 모니터링 중이며, 우리 국민과 현장 직원들의 외출이나 출장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우리 건설현장에 대한 경비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공습이 발발한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 14개 건설사 현장에서 138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 시공 중인 카르빌라 정유공장 현장에 660여명이 일하고 있고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 건설현장은 공습 지점과 떨어져 있어 현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들은 현지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추가 공습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대치 중인 이란에는 현재 국내 건설 현장이 없다. 

 

2016년 경제제재 해제 직후 2017년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들을 수주했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다시 복원되면서 대부분 공사계약을 해지했다.

 

2017년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이 수주한 3조8천억원 규모의 이란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대림산업[2조2천억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 등이 본계약까지 체결했다가 계약이 해지됐다.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가 가뜩이나 좋지 않은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8년 해외건설 수주액 321억원은 물론 2016년 282억 달러, 2017년 290억 달러보다도 낮은 2006년(164억 달러) 이후 13년 만의 최저치다.

 

이런 가운데 중동발 악재가 터질 경우 올해 해외 수주도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 상황에 따라 중동 전반에 걸쳐 위기 상황이 미칠 경우 해외건설 수주 시장의 ‘텃밭’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는 이라크의 정세가 안정되고 정부 재정이 증가하면서 국가 재건을 위한 공사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왔는데 이번 공습으로 이라크 사업까지 어렵게 되는 게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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