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정부가 대규모 광역교통대책을 발표하면서 예산의 한계점 보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필요성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건설투자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가운데 연내로 예정된 기획재정부의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정책 일관성을 전제로 민간사업자 유인책부터 추진방식 다양화, 운영방식 등 다양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대한건설협회는 기재부의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건설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도권의 교통문제부터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위해 지속적인 SOC 시설 확충과 재구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1970년대 단기 압축성장에 따라 인프라 시설의 노후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출범 초기와 달리 건설투자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면서 SOC 예산을 늘이고는 있으나, 한정된 예산으로는 대규모 교통사업부터 노후 인프라 개선까지 적기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SOC 예산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효과도 큰 것이 민간투자사업이나, 최근에는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정부는 민자사업의 공공성과 활성화를 두고 저울질하며 일관성 없는 모습으로 정책 신뢰성을 저하시켰다.

여기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만 사업 검토를 수행하면서 사업추진도 오래 걸리는 데다 각종 규제와 이미지 악화로 민자 시장은 축소돼 왔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의 민자사업 활성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업계에서는 정책의 일관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민자사업 활성화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신뢰성 유지라는 것이다.
실제로 민간사업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사업을 준비하지만, 정부 정책이 바뀌어 버리면 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할 의지를 잃는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또 최초제안자 우대점수를 적어도 5% 이상으로 현실화할 것을 주문했다.
최초제안자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제안하는 반면, 제안 내용을 파악하고 참여하는 제3자와 불리한 경쟁을 하고 있다.
사업제안서 적정성 평가도 몇 명만 보수적인 평가를 하면 합산점수가 낮아지는 정성평가 방식이 아닌 객관적인 정량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가 민자사업 대상을 고시하는 방식을 고수함에 따라 지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정부 고시 사업이 64.4%를 차지하는 등 민자사업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2008년부터 급감, 지난 2017년까지 10년 동안 7건에 불과해 고시 사업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진방식도 다변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최소수익보장제도(MRG), 수익형 민자사업(BTO) 등이 운영됐으나 높은 통행료나 과도한 혈세 낭비 등 지적으로 이미지가 나빠져 민자사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철도 등 초기투자와 운용비용은 많으나 수익은 낮은 사업 등에는 수익형 민자사업(BTO)과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혼합한 방식을, 교통사업에는 해외에서 활발히 시행하는 AP(Availability Payment) 방식 등 다양한 추진방식의 도입을 요구해왔다.


건설 기간 중 건설사가 15%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도록 한 것도 10%로 인하해 건설사의 유동자금 상황이 충분하지 않아도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재무적 투자자의 참여를 활성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PPP시장 진출에 필요한 운영실적 확보를 위해, 건설사가 민자사업 전담 특수목적법인(SPC)의 임원 구성 등에 지배적 영향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운영 기간에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편입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주무관청의 적극적인 BTL 방식 민간제안사업 추진과 노후화된 민자시설의 성능개선 사업추진, 민자 도로 통행료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등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협 관계자는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신뢰성”이라며 “이를 전제로 합리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민자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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