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Barakah) 원자력 발전소 정비사업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15년짜리 계약이 아닌 5년 단위 계약 방식으로 바뀌며 우리가 원전을 건설하고도 향후 경쟁력을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 컨소시엄과 두산중공업이 23일 바라카 원전 운영사 Nawah Energy Company와 UAE원전 정비사업계약을 각각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다만 당초 알려진 장기정비계약(LTMA, Long Term Maintenance Agreement)이 아닌 정비사업계약(LTMSA, Long Term Maintenance Service Agreement) 방식으로 체결돼 계약 안정성과 금액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LTMA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수주할 경우 15년간 안정적으로 인력과 설비 등 원전 정비와 관련된 일체의 사항을 제공하며 3조 원 규모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LTMSA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5년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비를 주도하는 것이 아닌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치로 바뀌며 계약에 따른 역무지시서 외 정비작업 등을 경쟁업체에 빼앗길 수도 있는 처지가 됐다.
특히 탈원전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5년 뒤 우리의 원전 기술과 인력, 입지가 달라지면 추가적인 정비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Nawah는 변경된 계약 구조에 대해 바라카 원전 정비 분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직접 주도해 복수의 사업자에게 주요 정비를 맡기는 등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확한 계약 금액은 향후 정비 서비스의 종류 및 인력 등을 명시한 역무지시서가 발행돼야 산정되며, 정비 파트너 선정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은 한국의 원전정책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원자력 업계 한 관계자는 “15년짜리 계약이 5년짜리로 바뀐 것은 탈원전 정책이 진행된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을 5년 단위로 다시 평가하겠다는 의미”라며 “한국에서 원전을 사고 다른 나라가 정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 자체가 우리 원전 경쟁력이 의심받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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