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했다.
지난 10일 제시한 자구안이 채권단에 퇴짜를 맞고, 금융권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자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15일 아시아나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매각은 자회사 별도 매각을 금지하되 인수자가 요청하면 별도로 협의하는 방식이 검토된다.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회사는 없으나, 시장에서는 규모와 사업 시너지를 고려할 때 SK그룹, 한화그룹, 애경그룹 등이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나는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데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도 1조3200억 원에 이르는 등 유동성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4조4400억 원에 달한다.


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산은 등 채권단에 5000억 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채권단은 하루만에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부족하다며 거절한 바 있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뭐가 다른지, 달라질 만하다고 기대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채권단이 지원하는 대상은 대주주가 아닌 아시아나라는 회사라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실상 박 전 회장 일가에 경영 퇴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15일 오전 산은 이동걸 회장은 만나 매각 의사를 전달하고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수정 자구안에서는 매각이 종결될 때까지 한창수 대표가 경영해 박 전 회장의 경영복귀는 없다는 점도 다시 분명히 했다.


금호그룹은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를 매각하고 나면 재계서열 20위권에서 60위권 밖의 중견기업 수준으로 사세가 축소될 전망이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시장 신뢰의 확실한 회복과 아시아나와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산은은 채권단 회의를 열어 수정 자구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