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김성원 기자] “통일의 기적소리, 경적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질 그날을 위해 과거를 덮고 외풍과 역풍에 흔들림 없이 곧바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26일 오전 10시 북측 개성 판문역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이 한 말이다.

 

김 부상은 “북남 철도·도로 협력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남의 눈치를 보며 주춤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의 뜨거운 통일열망을 실현할 수 없다”면서 “북남 철도·도로 협력의 무진장한 동력도 우리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속도도 우리 민족의 의지와 시간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상은 이번 착공식의 의미에 대해 “동북아·유라시아의 공동 번영, 나아가서 전 세계 공동 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이 출현하는 역사적인 시간”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착공사에서 “오늘 서울에서 개성으로 오는 철길이 활짝 열렸다”며 “70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우리는 또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제 철도는 시공간만이 아니라 남과 북의 마음의 거리까지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남과 북을 이어준 동맥은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착공사 직후 철로의 침목에 공동 서명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김 장관은 “함께 하는 평화번영 함께 하는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이라고 썼고, 김 부상은 “동서해선 북남철도 도로련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기념하며”라고 적었다.

 

이날 착공식엔 우리 측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각당 원내대표,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 등 이산가족 5명,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 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남북고위급회담 단장,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6명과 행사 참석자 등 수백 명이 자리했다.

 

이 밖에 옌 허시앙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 강볼드 곰보도르지 몽골 철도공사 부사장,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사무총장 등 외국 인사들도 참석했다.

 

우리 측 참석자들은 서울역-판문역간 특별열차 9량을 편성해 이날 오전 6시 45분 서울역을 출발했다.

 

착공식은 북측 취주악단의 공연, 북측 대표와 남측 대표 국토부 장관의 축사, 침목 서명식,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북측 취주악단의 폐식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남북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는 남북 정상의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한 목표다.

연내 착공식 개최는 지난 평양 9·19선언에 담겼던 약속이다.

 

정부는 착공식 이후 추가·정밀조사, 기본계획 수립, 설계 등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맞물려 있어서 실제 착공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김현미 장관도 이날 “일단 공동조사, 실태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한다”며 “실제로 공사하기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착공식 개최에 대해 “향후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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