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김성원 기자] 내년부터 새로운 IFRS(국제회계기준)16이 적용된다.

모든 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는 게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리스 이용자가 운용리스와 금융리스로 나눠 회계처리를 해왔다.

금융리스는 재무상태표에 부채로 표시했지만 운용리스는 부채가 아닌 비용처리가 관행이었다.

IFRS16이 적용되면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히게 된다.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선주협회와 한국해운세제학회가 19일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공동 개최한 ‘IFRS16 리스기준 도입에 따른 항해용선계약 분석 공청회’는 IFRS16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정우영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법률적인 관점에서 장기화물 운송계약의 본질을 따져볼 때 점유에 따른 리스크를 전혀 부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운송용역계약이라는 점이 명확하며, 이를 금융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무리한 해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선박금융 김태희 팀장도 “장기화물 운송계약을 리스 처리했을 경우 회사의 실제 영업 및 현금 흐름에는 변화가 없는데도 해운선사의 재무제표가 리스회사 및 캐피탈사 등 금융회사와 같은 방법으로 표시되는 것은 실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결국 해운선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금리가 상승하게 될 것”, “한진해운 파산 이후 다시 해운강국 재건을 위해 노력중인 우리 선사들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것” 등의 표현을 쓰며 우려를 표했다.

 

H-Line해운 이선행 상무 역시 IFRS16이 ‘현실을 배제한 무리한 적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상무는 “최근 한국 해운업 육성 및 선복량(선박의 적재량) 확대 등을 위해 국가 차원의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IFRS16 해석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해운회사의 주된 영업활동인 장기화물 운송계약을 무리하게 리스회계처리 적용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상무는 지난달 28일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하며 IFRS 도입 시기상조론을 폈다.

“애초에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받아들인 IFRS가 최근 대우조선해양,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서 보듯 이해당사자 간에 여러 혼선과 논란을 낳고 있다. 이제라도 국내 정서에 맞도록 IFRS 보완이 절실하다. 현실을 감안치 못한 IFRS와는 차라리 이혼하는 게 낫다.”

 

끝으로 한국선주협회 김세현 부장은 “장기화물 운송계약에 대한 무리한 해석으로 인해 우리나라 대표 화주인 포스코, 현대제철, 발전 5사는 5조원의 부채가 증가하고, 선사들은 연간 3천억 원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장기화물 운송계약을 리스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용역으로 해석할 논리도 충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리스로 해석하려는 관계당국자들의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FRS는 1973년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멕시코, 네덜란드, 아일랜드 등 10개국이 설립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서를 통칭해서 일컫는 것이다.

세계적인 자본시장의 변동과 세계화에 맞춰 단일기준의 신뢰성있는 재무정보 공유가 목적이다.

우리나라는 캐나다와 함께 2011년 IFRS를 도입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1997년 IMF 환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계적인 경제 위기 때마다 변화된 회계기준(IFRS)을 제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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