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최근 잇따른 철도 사고로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은 물론 국토교통부의 관리소홀까지 도마에 올랐다.
특히 8일 발생한 사고와 관련,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속도가 시속 100km에 불과했다는 ‘행운’만이 유일하게 대형 참사를 막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 신뢰는 물론 한국 철도에 대한 해외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해외 철도 수주 경쟁력까지 위협받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오전 7시30분 승객 198명을 태우고 서울을 향해 출발한 강릉선 KTX가 출발 5분 뒤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기관차와 객실 등 선두에 있는 차량은 T자 형태로 크게 꺾여 파손됐고 나머지 8칸의 차량도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이날 사고로 직원 1명을 포함한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사망자와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는 선로전환기 신호시스템의 오류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후화는 커녕 지난해 설치돼 1년을 갓 넘긴 기계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고에서 대형 참사를 막은건 오로지 ‘행운’밖에 없다는 자조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코레일이 정규직전환, 남북철도연결, SR통합 등에만 전념하며 정작 국민의 안전은 경시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특히 “철도 차량유지보수 분야 정비인력이 지난해 기준, 정원보다 205명 부족했다”며 “이것이 안전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현주소”라며 “철도노조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니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10건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토부 김현미 장관과 코레일 오영식 사장은 몇 차례 사과하고 안전에 만전을 다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5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직접 코레일 대전사옥을 찾아 사고 재발 방지를 주문한 바 있다.
사과와 약속, 주문 등은 쏟아졌지만 최악의 유형으로 꼽히는 탈선 사고가 발생하며 사고 규모는 커지기만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코레일 오영식 사장이 이번 사고가 추위로 인해 선로 이탈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철도 업계 관계자들은  “비전문가가 정치적 배경을 등에 업고 사장으로 있으니 이 같은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해외 철도 관련 사업 수주 경쟁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반복되는 사고에 더해 탈선이라는 최악의 사고 사례까지 남기며 한국 철도기술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다른 나라에 철도 수주를 하겠다거나 남북철도를 연결하겠다는 큰 꿈을 갖고 있지만 이런 실력으로 새로운 사업을 수주한다고 말하기조차 민망스럽다”고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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