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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기획진단 ③/ 시절이 조선 성종시대 닮았다
탈원전 여파, 두산重 고급인력 일자리 상실 2018-12-06 17:32:27
원전 해체기술 습득도 못하고 ‘기술력 자폭’
시리즈 기획진단/ 탈원전 정책, 국가 기반이 흔들린다

<글 싣는 순서>
① 에너지, 안보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② 우리는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③ 에너지 효율이 산업 경쟁력이다 <끝>


[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은 11월 말 현재 1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드는 연료비는 원자력 5.84원, 유연탄 58.13원, 무연탄 63.37원, LNG 107.95원, 유류 188.67원으로 공시하고 있다. 원자력처럼 값싼 전기를 얻기 위해 우리는 한국중공업이라는 공기업을 만들어 운영해왔고, 원자로 설계와 제작 기술을 두산중공업이 이어 받아 오늘날 우리는 전기를 물 쓰듯 사용하는 풍요를 누리고 있다. 제조업에 투입되는 저렴한 전력원가로 제품의 해외 가격경쟁력도 향상시켜왔다.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던 우리의 에너지 산업이 탈원전 정책으로 하루아침에 고꾸라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결국 인력감축에 들어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고급인력의 일자리 상실이다. 우리나라의 KW당 원전 건설비는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절반 내지 1/3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두산중공업의 고급인력은 해외에서도 돈을 벌어올 수 있는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탈원전 정책이 알려지자 영국 체코 등이 한국의 원전건설 구매에 등을 돌리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현재 독일 미국 영국 스위스 등 기술 선진국만 할 수 있는 원자로 해체기술은 아직 습득하지도 못한 채, 수백조 원에 달하는 원전 해체시장 참여를 눈앞에 두고 기술습득을 접어야 하는 ‘기술력 자폭’이라는 국가적 비극을 맞고 있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녘 땅에 가장 시급히 공급해야 할 것이 전기다. 지금은 주고 싶어도 송출방식이 달라 줄 수도 없다. 나아가 원전을 없애고 태양광으로 대체되면 이제는 주고 싶어도 예비율이 모자라 영영 줄 수도 없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발전소 건립이 시급한데 지금의 에너지 정책으로 통일을 맞는다면 금강산 봉우리마다 태양광 패널이 뒤덮일 것이요, 백두산이 천지까지 태양광 패널을 뒤집어 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네 에너지정책 입안자들은 “금강산 백두산에 태양광 패널이 반짝이니 장관을 이루었다”며 용비어천가를 부를 사람들이다. 어쩌면 이들에게 통일 따위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백성을 잘 속여 오래도록 ‘우리끼리’의 부귀영달을 누리자는 잔꾀만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시절이 조선시대 성군 성종의 시대와 닮아 있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태평성대를 누렸지만 연산군이 잉태되고 있었으며 무오사화 갑자사화라는 피바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성종시절 초야에 묻혀 있던 사림(士林)이 대거 정계에 진출하면서 훈구대신들과 갈등을 빚었다. 사림은 처음 정계에 진출한 만큼 개혁적이었다. 당연 기득권 훈구대신을 ‘나라 말아먹는 보수 골통’으로 여겼다. 사림이 재야에 머무를 때는 짚방석보다 낙엽을, 호롱불보단 달빛을 벗 삼았다. 자연을 사랑하는 고질병에 걸려 초야에 묻혀 지낸다고 최면 걸던 사람들. 산속에 묻혀 외교문서 한 장, 국방백서 한 장 안 읽어본 백년서생의 눈엔 외교 때문에 이러지도, 국방 때문에 저러지도 못하는 훈구대신들이 답답해 보였을 뿐이었다.


지금의 탈원전 정책을 보면 조선 성종시절 판박이 같다. 토담집에서 호롱불 켜고 안빈낙도하며 살자던 그들이 무슨 에너지 정책을 알겠는가. 환경 옹호론자 시민단체에 불과했던 그들이 외국의 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알 것이며, 미래의 에너지 흐름을 어떻게 읽어내겠는가. 천성산 도룡농 보금자리를 지키겠다고 고속철 건설을 반대하고, 두물머리 쑥부쟁이 군락지 따위를 잃는다고 홍수방지용 보 건립을 저지하던 사람들에게 ‘미래 세대의 경쟁력’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산업의 발전과 소멸은 세계시장의 흐름에 있다. 그 산업의 흐름을 틈타 세계시장에서 외화를 획득하고 또 흐름에 따라 소멸해야 순리일 것을, 정권의 입맛에 따라 세계의 산업조류를 역행하고 있으니 이 정권 하에서 기업은 무슨 수로 해외에서 돈을 벌어오겠는가.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언제나 나라를 구한 것은 통치자가 아닌 무지렁이 백성들이었다. 소설 속 의적처럼 나라 곳간을 털어 백성들에게 뿌리면 모두들 내편이 될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 속, 내가 받은 ‘복지와 안전’이 장차 내 아들 내 손자의 호주머니를 미리 털어 나온 것임을 아는 순간 그들은 또 한 번 분연히 일어설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일어설 줄 아는 꼿꼿한 민족이다. 나라 곳간을 손대는 도둑놈이 득실거릴 때 분연히 일어선 것도 불과 엊그제 일이다.


세계 경쟁력 우위를 위한 ‘에너지 경쟁력’은 미래세대에 물려줘야할 우리의 귀한 유산이다. 적어도 세계적 추세와 안보적 측면, 효율적 측면 등 세 가지 변수는 고려하고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조관규 기자ok8980@lenews.co.kr
시리즈 기획진단 ①/ 에너지 정책, 북한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
시리즈 기획진단 ②/ 우리는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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