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KT&G가 전자담배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를 선보인다.
기존에 있던 일반적인 궐련형 전자담배에 액상형 전자담배의 장점을 결합했지만 유해성에 대한 개선 없이 가격만 올라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KT&G 임왕섭 제품혁신실장은 26일 신제품 간담회에서 이번에 내놓는 제품에 대해 맛, 청소 등 소비자가 불편을 느낀다는 3가지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KT&G의 자체 설문결과에서 소비자는 특유의 찐 맛, 기기 청소, 일반 담배보다 약한 연무량 등 3가지를 궐련형 전자담배의 단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KT&G는 먼저 기존 섭씨 350도가량의 온도보다 낮은 160도가량의 온도로 담배를 가열해 특유의 찐 맛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기 청소를 쉽게 하기위해 가열부에 담배를 직접 꽂는 방식이 아닌 Y자 형태의 필터로 이뤄진 스틱이 닿도록 했으며 외부가열 방식을 채택했다.
이 같은 전용 스틱과 함께 전용 액상카트리지를 장착해 적은 연무량을 개선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설명에도 업계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먼저 유해성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난 입장을 보인 점이 지적됐다.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 현저히 적다는 점을 강조한 마케팅이었다.
필립모리스는 여전히 일반 담배보다 덜한 유해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고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식품의약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은 90%가량 줄었지만 타르 수치는 일반 담배보다 1.2~1.5배가량 높아 유해성이 덜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발표하자 필립모리스는 “일반담배 연기에서 니코틴과 수분의 무게를 제외한 잔여물의 총 무게인 타르에 대한 왜곡으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구정보를 공개하라며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그러나 KT&G는 유해성에 대한 질문에 “연구결과는 가지고 있지만 이해당사자의 주장이 되기 때문에 국제적인 표준이 정해지기 전에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자사의 기존제품보다는 덜 유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반 담배를 소비하거나 타사 제품을 소비하던 고객을 끌어오기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용 액상카트리지의 가격도 지적됐다.
연무량을 풍부하게 만들고 맛과 니코틴 전달을 돕는다는 전용 액상카트리지는 20개비, 한 갑을 사용하면 새 것으로 갈아줘야 한다.
그러나 이 제품도 개당 500원에 판매되는 소모품이다.
결국 담배 한 갑을 피우기 위해 5000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 담배는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과 냄새가 덜 난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며 “2세대 전자담배가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기존의 시장을 뒤집을 제품이나 연구결과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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