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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기획진단 ②/ 우리는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미국-유럽 ‘경제패권 장악 전쟁’에 ‘눈치전략’ 필요 2018-11-22 14:18:34
‘에너지 전쟁’에 수소 원자력이 이길 경우 대비해야
시리즈 기획진단/ 탈원전 정책, 국가 기반이 흔들린다

<글 싣는 순서>
① 에너지, 안보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② 우리는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③ 에너지 효율이 산업 경쟁력이다


[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우리가 에너지 독립국가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는 안타깝게도 에너지 독립국이 아니다. 여기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메리카 대륙과 영국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대륙이 세계적 경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소리 없는, 하지만 살벌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바로 에너지 전쟁인 것이다.


화석연료의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보호하자는 취지의 1992년 기후변화협약 이후 세계적 에너지 대응 추세는 둘로 나뉘어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자력과 수소에너지를 미래의 주력 에너지로 보는 시각과 유럽대륙을 중심으로 태양광 풍력 등을 화석 대체 에너지로 보는 시각이다. 미국은 화석연료 이후 지구상의 대체 에너지는 수소와 원자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수소에너지 개발과 원자력 에너지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쏟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국가들은 태양열 태양광 풍력 지력 조력 등 순수 자연에서 오는 에너지만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 이른바 미래 에너지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했는가. 에너지 문제해결과 세계의 에너지 환경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해방 이후 동력자원부를 설립했고, 이어 산업자원부로 개명했다. 동력자원부가 발전소를 만들어 제한송전을 해결하는 게 주력 목표였다면, 산업자원부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미래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주력했다.


당시 산업자원부의 정책 결정은 '양다리 걸치기'로 정의될 수 있다. 원자력과 수소에너지 개발에 주력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쪽도 동시에 장려하는 것. 그 결과물이 지금의 원자력발전에 대한 기술력 확보와 수소에너지에 대한 기술력 축적이었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은 우리나라 기후와 지형 지리적 조건에 맞지는 않았지만 버리지는 않았다. 만약 세계의 에너지 패권이 신재생으로 쏠리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자는 조치였다. 태양광 풍력에도 지원과 투자를 지속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자는 '눈치작전'이었다. 특히 태양광 풍력으로 1kW의 전기를 생산할 때마다 투자대비 손실이 많은 게 현실이지만 정부는 보조금으로 메워주며 설치를 독려했다. 이유는 살벌하고 잔혹한 에너지 헤게모니 장악전쟁에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 기술력을 축적해두자는 의미였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 근간은 '탈원전, 태양광 확대'뿐이다. 안타까운 것은 세계의 에너지 지형이 어떻게 그려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외골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래 세계의 에너지 표준이 수소와 원자력으로 최종 착륙한다면 우리의 미래세대는 에너지 빈민국이라는 국가적 재앙에 직면하게 된다. 전기 수입에 국고는 거덜날 것이요, 전기로 생산된 제품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어 가격경쟁력을 상실한다. 이미 우리가 죽고 없는 가까운 장래에 이런 국가적 재앙이 닥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따라서 최선의 정책결정은 주변국가의 에너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세계경쟁에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축적해 가는 길뿐이다. 만약 지금의 태양광 정책으로 우리가 세계표준화를 이끌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성능 집열판을 수출하고, 세계 곳곳에 설치기술과 철거기술을 팔아먹고 우리나라 기술자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해외가 암흑천지로 변하는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세대에 이런 에너지 강국을 물려준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러나 이건 꿈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태양광 집열판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여기에다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들이 아직 원자력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미국이 99개의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고, 프랑스 58개, 일본 43개, 중국과 러시아가 각각 35개, 우리나라가 25개로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가 22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여기에다 건립계획 중인 원자로는 중국 41개, 러시아 26개, 인도 20개, 미국 16개, 영국 11개, 일본 9개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 시장이 원자력을 버리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유독 우리나라만이 에너지 독립국인 체 미래세대를 담보로 '정책베팅'을 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괴담을 모아 영화가 탄생하고, 한낱 영화 따위가 정책결정의 기준이 되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지구는 자전한다. 지구촌 어디든 동풍보다는 편서풍이 많이 분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의 원자력 발전소도 대부분 동해 쪽으로 위치해 있다.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도 거의 태평양 쪽에 건립돼 있고, 중국의 발전소도 모두 서해 바다와 맞닿은 동쪽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우리 원전의 안전문제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중국의 원전 안전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국 상공을 뒤덮듯 서해바다를 끼고 빼곡히 들어서 있는 장차 76개의 중국 원전의 안전문제에 더욱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관규 기자ok8980@lenews.co.kr
시리즈 기획진단 ①/ 에너지 정책, 북한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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