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기획재정부의 체험형 인턴 채용계획 재조사에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의 채용계획이 기존의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채용계획을 재조사하는 공문에는 채용확대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은 17일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23곳에서 받은 국감자료를 바탕으로 이 같은 청와대와 기재부의 압박에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23곳에서 하반기에만 약 1만4000개 단기채용계획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은 이달부터 오는 12월 사이 총 1만3970명을 단기 고용키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채용한 단기일자리 1만4416명과 맞먹는 규모를 3개월 만에 채용하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14일부터 18일까지 ‘BH요청’이라며 공공기관 단기일자리 현황을 파악해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에서 단기일자리 채용계획 보완을 지시, 기재부가 추가 조사를 실시하자 각 공공기관은 올해 1만9751명의 채용실적, 하반기 1만1258명 규모의 채용계획을 제출했다.

 

기재부는 또 지난달 17일 체험형 청년인턴 채용협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18일부터 채용계획을 조사, 각 공공기관은 총 1210명 규모의 채용계획을 보고했다.

 

실적이 저조하자 기재부는 지난 4일 추가 채용규모를 조사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당시 공문에는 체험형 인턴 채용 확대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 계량·비계량 항목 점수에 반영하고 실적에 대한 별도 시상 등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공공기관은 체험형 인턴 채용계획을 2배 확대된 2713명으로 보고했다.
한국철도공사의 경우 500명에서 1000명으로 2배 늘렸고, 한국국토정보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당초 채용계획이 없었으나 583명과 109명으로 각각 확대했다.

 

대폭 증가한 단기일자리 채용계획의 배경에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2명과 73명에 불과하던 단기일자리 인력이 올해는 각각 532명, 2685명으로 늘어났다.

 

민 의원은 “이 수치를 단순히 확대 비교할 순 없지만 연말까지 석 달간 전체 공공기관 361곳에서 10만 명 이상이 단기 채용돼 취업자 수와 실업률 통계가 왜곡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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