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후현 기자] 최근 잇단 건설현장 사고로 공무원의 전문성과 현장성, 설계 시공 감리 등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당국은 해당 사고의 책임자 찾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건축행정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지역건축안전센터 설립 근거가 지난 6월 26일 마련됐지만 지자체는 예산 문제로 서로 눈치만 보는 실정이다.
정부는 안전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국토교통부는 건축안전센터 추진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뒷짐만 지고 선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7일 발생한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사고와 관련해 유치원 측에서는 지난 3월부터 붕괴 위험성이 있다는 자체 컨설팅 의견서를 동작구청에 제출하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불안을 나타냈다.
구청 담당자는 붕괴 위험 의견서를 시공사와 설계사에만 전달하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서울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인근 지반침하 사고와 관련, 해당 아파트 입주민은 사고 열흘도 전에 주차장 균열을 발견하고 구청에 공사중단 요청 민원을 제기했지만 사고 당일까지 구청에서 이뤄진 조치는 없었다.

 

이 같은 지자체의 무사안일과 비전문적인 건축행정을 보완할 수 있는 건축안전센터의 설립 근거가 지난 6월 마련됐다.
건축안전센터가 설립되면 지자체가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등을 채용해 건축행정의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지원과 공사감리에 대한 관리감독, 건축물 안전점검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자체는 예산 문제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9일 대부분 지자체는 예산 문제로 아직까지 추진계획이 없거나 어렵다는 입장으로 “타 지자체도 아직 추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했다.

 

19일 국토부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지난해 수요조사 당시 희망했던 지자체가 몇 군데 있었고 올해 법이 시행되면서 추진계획이 수립되면 알려달라고 했지만 답변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까지 추진하는 곳은 없다고 봐야할 것 같다”며 “서울시는 추진하고 있어 조례제정 단계부터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말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 당시 계획했던 지자체 설명회에 대해서도 “조만간 할 필요는 있겠지만 정확히 정해진건 없다”고 말했다.
설립 근거만 마련하고 지자체의 의지에 맡겨놓은 셈이다.

 

건축안전센터는 잇단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만 추진하고 있는 실정으로 지난 11일 강동구에서 처음으로 설립됐다.
강동구에 따르면 건축안전센터를 설립하고 안전업무만 전담하는 직원을 보강한 상태다.
예산문제가 있어 아직까지 전문가는 자문만 구하는 형태로 내년에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각 1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내년 전문가 채용 후 정상 가동되면 일반 공무원이 가서 파악하기 힘든 전문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 점검 능력이 향상돼 사고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업체 한 관계자는 “건설현장 사고는 근본적인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토부가 설립 근거만 마련해놓고 현황파악도 못한 채 뒷짐만 지고 있으면 앞으로도 같은 종류의 사고는 계속 발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