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설계VE(Value Engineering)와 관련, 원설계업체의 명단 공개를 거부해 말썽을 빚고 있다. 
토공은 특히 설계 가격과 업체선정이 이미 공개리에 끝난 사업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이 높은 설계비용을 책정한 설계업체 명단을 숨기고 있어 ‘뻥튀기 설계 업체’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토공의 이 같은 태도는 설계VE 활성화로 원가 절감을 꾀하려는 국토해양부의 방침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설계VE(Value Engineering)란 건설공사의 설계단계에서 해당사업의 설계 내용을 원설계자가 아닌 제3자가 창조적 대안을 도출, 기능향상과 원자절감을 추구하는 선진건설관리 기법.
때문에 국토부는 국가 발주사업의 공사비 절감을 위해 설계VE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오는 9월 2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한국도로공사 주관의 전국VE 컨퍼런스를 후원하는 등 VE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토지공사는 설계VE를 통해 23~36%의 공사비 차이가 나는 사업에 대해서도 원설계업체를 밝힐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30% 이상의 사업비 차이는 정도가 심한 것”이라며 “원설계업자와 제3자가 제시한 공법은 각각 어떻게 다른 것이며, 또한 원설계업체와 대안을 제시한 VE업체는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그러나 설계VE는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토지공사에서 자체평가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원설계업체가 어느 업체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토지공사 계약심사단 관계자는 이어 “설계VE로 공사비가 절감된다고는 하나 설계VE로 인한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 만큼 경제적 손실도 있다”며 “설계VE로 공사비가 절감되는 경제성 반면에 시간 지체로 지불되는 사회적 비용도 있기 때문에 설계VE만이 능사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지공사가 발주한 양주신도시 옥정~고읍간 연결도로 공사의 경우 원설계업자가 제시한 사업비는 257억7200만원이었으나 설계VE 결과 36.3%에 해당하는 93억63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토공이 발주한 여수충정 도시개발사업 조성공사 사업은 당초 총 공사비가 422억4300만원이었으나 설계VE를 통해 22.9%에 해당하는 96억7500만원을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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