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제주도가 내년 9월부터 도시가스 시대를 맞이한다.
한국가스공사는 제주도에 LNG를 공급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제주도가 천연가스 수혜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LNG 저장탱크가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는 저장탱크에서 가정으로 가스를 공급할 파이프라인(pipeline)이 있어야 한다.
가스공사는 제주시 애월읍 애월항 일대 7만9000㎡ 부지에 ‘생산기지’라 불리는 4만5000㎘급 LNG 저장탱크 2기와 기화송출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생산기지에서 가정으로 연결되는 지하 배관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들 두 가지 공사가 동시에 완공되는 시점이 내년 8월말.
따라서 내년 9월부터는 제주도가 천연가스 수혜지역에 포함된다.


생산기지와 배관공사가 완공되는 내년 9월부터는 제주도에 연간 30만t의 천연가스가 공급된다.
배관 공사를 총괄 지휘하는 한국가스공사 김부용 제주공급건설단장은 “제주지역 특성상 암반지역이 많아 공사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내년 8월말까지는 공사를 완공해 제주도가 천연가스 수혜지역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애월항 생산기지에서 제주화력발전소 쪽으로 가는 38km 구간(1공구)과 애월항에서 서귀포시로 연결되는 43km 구간(2공구) 공사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이들 두 곳 배관공사가 완공되면 제주도 지역 천연가스 수요의 거의 70%를 충족할 수 있다.

핏줄에 해당하는 배관 81km 가운데 지난해 15km를 완료해 현재 19%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까지는 44km를 깔아 전체 59km를 완료하고, 내년 8월까지 나머지 21km를 묻어 전체 공급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배관공사에서 가장 큰 애로는 제주도 특유의 암반지역 외에도 잦은 민원이라는 게 공사현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20인치 굵기의 배관을 지하 1.3~1.5m 깊이로 묻으려면 땅을 굴착해야 하는데, 공급지역에서 제외되는 외딴 지역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는 천연가스 안 들어오는데 왜 우리 마을 땅을 파는냐”는 것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인구밀집 지역인 도심에 우선 공급되고, 한두 가구만 거주하는 외딴 지역에는 도시가스 사업자의 수지타산에 안 맞아 공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라는 것이다.
또 배관의 효율적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배관망 사이사이에 8개의 공급관리소를 지어야 하는데, 토지매입과 관련된 민원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주지역의 배관공사에 또 다른 애로는 자연경관을 다치지 않게 공사해야 하는 게 지역 특성에 따른 또 다른 애로사항이다.
1공구 배관 매설 공사를 맡고 있는 SM경남기업 권영생 현장소장은 “배관이 하천 지역을 통과할 때는 하천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배관을 하천 밑쪽으로 압입 추진 방식으로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그만큼 더 힘들다”고 밝혔다.
실제로 1공구에만 하천이 31곳에 이른다.
아름다운 곳의 특성상 하천이 많지만, 배관망 공사를 하기에는 두 배로 힘들다는 것.


이곳 하천을 지나기 위해서는 땅을 파지 않고 배관을 통과시키는 ‘압입공법’이 적용된다.
특수 장비를 사용해야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공법이다.
배관망 공사에 투입되는 공사비는 공급관리소 8곳을 포함 1917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그러나 난공사를 만나고 부지매입이 난간에 부딪히면 전체 투자비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부용 제주공급건설단장은 “민원으로 인허가가 지연되고 그로 인해 공기가 늘어나면 사회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고 “청정 제주도를 더욱 편리하고 청정하게 만들기 위한 공사인 만큼 제주시민의 대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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