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조관규 기자] 삼우CM건축사사무소가 방글라데시 간호전문대학원 설립사업에 대한 건설사업관리용역 업무를 수행하면서 부실공사를 초래한 혐의로 3개월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용역 업체가 부실시공 사실을 관리하지 못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방글라데시 간호전문대학원 설립사업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주관하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대외 원조사업(ODA)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건설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설계와 시공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현지에서 채용한 방글라데시 엔지니어에게 발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한민국 삼우CM의 기술력이 방글라데시 엔지니어보다 못하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기술심사과 관계자는 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에 대해 2017년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영업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부과하고 관보에 게재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 관보에 따르면 삼우CM은 방글라데시 간호전문대학원 설립사업에 대한 사업관리용역 업무를 수행하면서 △품질관리 업무를 소홀히 해 콘크리트 파일이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되고 △콘크리트도 설계기준에 부족한 강도로 시공해 부실공사를 초래했으며 △부실건축물 보강 등 행정처리로 공사기간 지연을 초래했다고 공시했다.


실제로 시공업체인 A사가 모래 성분이 많은 방글라데시 공사현장에 198개 가량의 파일을 박으면서 설계상 33m 깊이로 박게 돼 있는 것을 20m까지만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방글라데시 현지 엔지니어는 알아차렸으나 삼우CM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현지 엔지니어가 이 같은 사실을 발주청인 KOICA에 고발함에 따라 ‘뒷북 보수작업’에 돌입하면서 공기가 대거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초 2016년 3월 완공 예정이던 방글라데시 최초의 간호전문대학은 지난 6월에야 준공승인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 정부에서는 2016년 첫 학기부터 학생선발을 예정했다가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지자 학생선발을 1학기 미루는 사태를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공사가 완결되지 않아 2016년 하반기 학생은 선발 후 다른 건물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국제적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 사업은 특히 KOICA와 연세대학교가 손잡고 방글라데시에 ‘간호인력 양성의 메카’를 설립하는 사업이어서 개교 차질에 따른 현지인의 실망이 컸다. 
방글라데시 수도 묵다파라 병원 내 6800㎡ 부지에 설립되는 최초의 국립간호전문대학원이 탄생하는 것만큼 준공식에는 방글라데시 수상이 참석하는 VIP 행사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부실시공에 대한 보강작업으로 준공이 늦어지면서 한국 건설 이미지의 실추와 함께 CM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의 국제적 위상추락을 자행하고도 ‘영업정지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고 영업을 계속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행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솜방망이 처분으로는 업계의 체질을 개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우CM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1월 30일 받아들여져 정상영업을 해도 무방한 상태라고 서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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