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정찬필 기자]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힘입어 주택시장에도 ‘제로에너지’ 바람이 불고 있다.

공공기관은 물론 아파트·연립주택 등 주거단지에 이르기까지 제로에너지 인증 또는 시범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시행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는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평가해 제로에너지 실현 정도에 따라 5개 등급으로 구분해 인증하는 제도다.

 

에너지효율 1++등급 이상을 만족하는 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자립률 여부에 따라 등급을 평가한다.

에너지자립률이란 건축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량 대비 생산하는 에너지량의 비율을 말한다.

 

에너지자립률이 20% 이상인 경우 제로에너지건축물 5등급을 부여한다.

100% 이상인 완전 자립의 경우에는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게 된다.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준공 뒤에도 지속적으로 에너지성능관리를 받게 된다.

또 건축물에너지관리 시스템(BEMS)이나 원격검침전자식 계량기를 설치해야 한다.

 

국토부는 2025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축물에 대해 제로에너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물에 대한 민간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용적률, 건물높이 등 건축기준 완화, 주택도시기금 대출한도 확대 등 금융지원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한다.

 

제로에너지건물은 일반 건축물보다 균일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관리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

경제적일 뿐 아니라 에너지 및 탄소배출 관련 법규에 따라 세금 혜택 등을 기대할 수 있어 다양한 업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15년 현대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는 국토부가 공모한 고층형 제로에너지빌딩 시범사업단지로 선정돼 큰 관심을 모았다.

분양실적도 양호해 전 평형이 모두 1순위 마감됐다.

 

대림산업이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에서 2차 분양을 앞두고 있는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는 높은 냉난방 에너지 효율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로 ‘KR-제로에너지단지’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GS건설이 서울 성북구 장위동 62-1 일원에 진행 중인 ‘장위4구역 재개발사업’은 국내 최초로 설계 단계에서부터 제로에너지빌딩으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이 단지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비용을 85%가량 절감시킬 예정이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추진 중인 ‘동도연립’은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 주택에는 고효율 창호와 단열 효과가 높은 패시브 기술,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권역 전체가 타운형 제로에너지시티로 조성되는 사례도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종시 5-1생활권을 타운형 제로에너지빌딩 시범단지로 선정해 ‘스마트 제로에너지시티’사업을 진행한다.

 

제로에너지타운은 도시 내에서 연간 소비하는 에너지와 생산하는 에너지 총량이 균형을 이루는 도시다.

이 지역은 에너지 통합 관리 플랫폼과 폐기물 자원순환 활용을 통해 스마트 에코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은 에너지비용 절감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미래형 첨단건축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통해 2030년까지 화력발전소 10곳을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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