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경제신문 정찬필 기자]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232억5857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실적 461억4434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해외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6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등락은 있었지만 2014년까지 591억~66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461억 달러로 수주액이 줄었고 올해는 300억 달러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수주액뿐만 아니라 수주 건수, 진출 국가, 진출 업체 모두 줄었다.

유일하게 시공 건수만 소폭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국내 건설사가 많이 진출한 중동 시장의 침체가 심각하다.

 

유가하락의 영향이 크다.

몇 년 전까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자 산유국들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정 부담이 커진 중동 국가들이 인프라·플랜트 등 대규모 건설사업 발주를 미루고 있다”며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는 한 중동 경기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던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국가의 수주가 올해는 동시에 감소했다.

 

중동과 함께 주력무대로 꼽히는 아시아에서도 부진했다.

올해 아시아 수주액은 101억668억 달러로, 지난해 197억2000만 달러와 비교해 50% 가까이 감소했다.

북미, 유럽, 아프리카 정도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해외수주가 급감하면서 건설사들도 분주해졌다.

상당수 기업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 사업부 인력을 국내 사업부로 이동시키는 등의 인력 재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 해외수주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겨울을 맞아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산유국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준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 등의 국제 정치적 영향도 저유가 현상을 지속시키는 데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어려운 시기지만 저가 수주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들도 중동 중심의 수주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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