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대 건설자본의 한국 상륙작전이 시작됐다.
‘외상공사’ ‘조건 없는 책임준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중국 건설사의 공격적인 행보에 국내 건설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5일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이하 중국건축)와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 시공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공사는 롯데관광개발이 59%,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41%의 지분을 갖고 추진되고 있다.


제주의 핵심 상권인 노형오거리에 들어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는 제주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연면적 30만2777㎡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1.8배 규모다.
제주도 내 최고 높이(169m)인 지상 38층짜리 쌍둥이 건물에 호텔 776실과 호텔레지던스 850실, 그리고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스카이라운지, 복합쇼핑몰 등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건축공사비는 약 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국내 대규모 랜드마크 건설공사를 중국 건설사가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중국건축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받아들인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건축은 착공 후 18개월 동안 공사비를 청구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키로 했다.
또 공사비를 못 받는 경우에도 끝까지 건물을 완공해야 하는 책임준공 확약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미수를 가장 큰 리스크로 여기는 건설업계에서 ‘외상공사’는 물론이고 조건 없는 책임준공까지 받아들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건설사들이 또 어떤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중국건축은 중국 정부가 소유한 3대 공기업 중 하나로 2014년 기준 자산규모가 1489억 달러(171조원), 연 매출은 1229억 달러(141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에서 37위,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거대한 자본력과 함께 중국 건설사들의 기술력 또한 국내 건설사들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건축만 해도 이미 자국 내에서 100층 이상 초고층빌딩 건설 프로젝트를 10건이나 완료한 바 있다.


국내 건설업계는 이 같은 중국 건설사의 파격 행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중국 건설사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해외건설 시장을 싹쓸이하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중동 지역 수주 규모를 비교해보면 중국이 133억 달러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88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과 이란 경제제재 해제로 해외건설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 건설사들의 국내 진입이 자칫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축·토목 분야는 전통적인 로컬산업으로 국내 건설사들에 의해 굳게 지켜져 왔으나 상징적인 의미에서 이번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설공사를 계기로 중국 건설사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중국 건설사들이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발판으로 해외건설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정책적으로 금융지원을 활성화해 국내 건설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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