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와 33개 건설사가 함께 진행하는 ‘2009년 건설채용 박람회’가 알맹이 없는 박람회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건설채용 박람회에는 약 200여 명이 몰렸다.
일부 대학에서는 수업 대신 채용 박람회에 오도록 권유하는 등 박람회에 대한 구직자들의 기대감은 컸지만 박람회에 참석한 구직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업체와 협회가 밝힌 채용 인원은 300명.

하지만 실제 채용하는 업체가 많지 않고 인턴이나 경력직 위주로 뽑는 것으로 알려져 구직자들의 속을 태웠다.   

졸업을 앞둔 김모씨(24세)는 “인턴이나 경력직 위주로 뽑고 있어 현재는 업체를 돌아다니며 상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전에 미리 원서를 받아 면접을 진행한 업체들도 당초 밝힌 계획과 달리 또 다른 면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구직자들을 당혹케 했다.


취업을 간절히 원하는 취업자들과 달리 대다수 대기업들은 홍보성 자리로 나선 경향을 짙게 보였다.

지난 2월 졸업을 한 이모씨(26세)는 “행사 취지는 좋지만 이번 채용 박람회는 홍보성이 강한 것 같다”며 “신입을 뽑는 곳도 많지 않고 채용 담당자들도 구직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그쳐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정모씨(24세)는 “박람회에 참석한 30개 업체 중 약 12개 업체만 실제 인력을 채용하는 것 같다”며 “이번 박람회에서는 채용을 전제로 면접을 볼 줄 알았는데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는 형식적으로 이력서만 받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특히 H건설사는 당초 예정된 시간인 5시보다 1시간 일찍 자리를 떠나 정보를 얻고자 기다린 구직자를 당혹케 하며, 형식적으로 참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남겼다.

또 다른 회사는 채용 인원이 협회와 합의를 마치지 않은 상태로 공지가 돼 구직자들을 헛걸음하게 했다.


‘선배들의 조언’ 프로그램은 취지와 달리 한 사람의 멘토만 자리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상담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참석자들은 이번 박람회에 희망을 걸고 있다.
우모(27세)씨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서 1명이라도 실제 채용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 박람회를 통해 업체와 협회가 밝힌 300명의 신규 채용이 실제 이뤄질지, 홍보성 행사로만 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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