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이 내년에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는 주택시장 성장세 둔화와 SOC 예산 감소로 일감이 줄어들고 해외도 저유가 지속으로 부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가올 불황을 돌파할 대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국내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107조원보다 30조원 가까이 늘어난 13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주택과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주택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예년 수준의 SOC 예산(추경 포함)으로 공공부문 발주가 다소 늘어난 것이 전체 수주액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 효자 노릇을 했던 주택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건설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40만~50만 가구의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시장에서는 이미 공급과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 충남 등 지방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청약자수와 청약 경쟁률도 낮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주택시장 호황은 최근 몇 년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공급 확대로 수요가 감소돼 공급과잉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건설사도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SOC 예산 축소도 건설업계를 힘들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SOC 예산을 올해 본예산 대비 6% 감소한 23조원으로 편성했다.
또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6.8%씩 SOC 예산을 감축할 계획이어서 공공공사 물량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의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기업활동을 영위하는 건설사는 SOC 예산 축소가 아쉽기만 하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수익은 적지만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그러나 물량이 줄면 경쟁은 치열해져 수주 기회는 줄어 기업활동을 위해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해외건설도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20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392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0% 감소했다.
저유가 여파로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에서 발주가 줄어든 게 직접적인 이유다.
내년 유가도 공급과잉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해외건설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은 좋은 전략과 위기 극복 방안을 갖추고 있다 해도 짧은 기간에 성과를 보기는 어렵다.
지역별 공종별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꾸준히 수주활동을 벌이되 동시에 해외현장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 실적은 발주가 확대되면 원상복귀 되지만 해외발 손실은 건설사의 역량이 갖춰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반복된다”며 “부진에 빠져있을 때 리스크를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환경이 바뀌는 만큼 건설사의 체질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선임연구원은 “어려운 건설환경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며 “국내의 경우 민자사업, 뉴스테이, 임대사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해외는 사업을 주도하는 위치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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