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의 지속 발전을 위해 양적 성장 외에 질적 성과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동지역 플랜트 도급방식에 편중된 수주형태는 외형이 커져도 유가하락 등 대외환경 변화에 취약해 언제든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액은 지난 1984년 65억 달러에서 지난해 660억 달러로 30년 동안 10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도 국내 건설사의 해외매출 성장률은 30%를 기록하며 스페인(23%), 중국(13%), 미국(7%) 등 경쟁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고성장 이면에는 수익성 악화라는 그림자가 자리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의 지난 2013년 순이익률은 -2.0%다.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률이 0.9%로 반전하고 흑자액도 늘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몇몇 건설사는 원가 상승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 2013년 아랍에미리트(UAE)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 악재로 9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대림산업은 지난해 27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사업 원가 상승으로 3분기 1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가스와 아랍에미리트 CBDC 정유, 사우디 얀부 발전 등 3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만 1조원이다.
2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64억원으로 흑자상태였지만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많은 건설사가 이 정도 금액이면 수익을 낼 수 있겠다고 판단해 사업을 따내고 있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공기지연, 설계변경, 발주처와의 불화, 정세 불안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는 해외 건설사도 똑같이 겪지만 국내 건설사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을 바라보는 시각을 수주액 중심에서 수익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간 600만 달러 수주, 누적 7000억 달러 수주, 세계 5위 해외건설 강국 등도 중요하지만 변화무쌍한 글로벌 경쟁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얼마를 남겼는가를 중심으로 해외진출 정책과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토교통부는 최근 수주액 중심의 해외건설 통계에 수익성이 반영되도록 매출액, 수주잔고, 시공잔액, 외화가득률 등의 지표를 포함시키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수익성이 반영된 통계가 확산될 경우 해외건설의 체질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 확보가 최우선으로 고려되면 그동안 누누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투자개발형사업 활성화, 토목·건축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 다양한 금융기법 마련 등도 점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