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42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으나, 일반인들은 가뭄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4대강에 물이 넘쳐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착시현상 때문입니다.”
4대강의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제기돼 왔으나 여야의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이 같은 주장이 수면 위로 오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이 가뭄 대책으로 ‘4대강 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카드를 결국 꺼내들었다.
정부가 가뭄 해소를 위해 4대강에 저장된 물을 끌어다 쓰는 방안을 마련키로 한 것이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16일 “올 가뭄을 계기로 물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자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차관은 이날 충남 서부권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하는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는 4대강의 여유 수량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에 앞서 지난 1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4대강 수자원을 활용, 댐·보·저수지를 연계해 운영하는 내용의 가뭄대책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태원 의원은 “4대강 물을 가뭄 대책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농업용수와 식수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종합적으로 4대강 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시절 추진되다 야당의 반대로 중단된 4대강 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지류 및 지천 정비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돼 업계의 일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OC 예산 축소에다 공공 공사가 줄어들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듣는 유쾌한 소식이라며 일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을 제작하는 건설기계 생산업 관계자들도 내수부진에다 해외시장 축소로 현대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 등이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수자원 관련 전문가들 역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마련한 수자원 활용 시설인데, 정치논리의 희생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당정은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용수량 확보를 위해 저수지 준설과 대체 수자원 개발을 추진키로 하고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 200억원도 확보키로 했다.
특히 보령댐 상류가 바닥을 드러내자 금강 백제보의 여유 수량을 보령댐 상류로 보내는 길이 21km의 도수 관로 연결 사업을 이달 말 조기 착공키로 했다.


방 차관은 이날 가뭄현장을 찾은 충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에게 “보령댐 도수로를 내년 초까지 적기에 건설할 수 있도록 겨울철 공사에 철저한 사전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방 차관은 이어 “물 부족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자원 개발과 소규모 댐 건설 및 저수지와 하천 준설 사업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