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용역업체가 현지화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이 제안되고 있다.


아시아 건설시장은 중동이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비해 문화·환경적 이질감이 적고 건설 관련  법과 제도가 취약해 ‘상생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면 충분히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해 9조4000억 달러에서 오는 2023년 19조1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 건설시장은 같은 기간 4조1195억 달러에서 9조4735억 달러로 2배가 넘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건설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건설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11.6%로 세계 평균 8.8%보다 2.8%가 높다.
풍부한 자원과 안정적인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프라 개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중소 업체의 수주 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토목과 건축분야에서는 수주가 다소 있었으나 2010년부터 감소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용역분야는 2010년 이후 수주액이 연간 5억 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소 건설용역업체가 아시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현지화를 제시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장현승 교수는 “동남아시아 국가는 문화와 생활습관이 우리와 비슷해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지화가 용이하다”며 “경쟁이나 갈등 관계가 아닌 공존의 관계에서 현지화를 구축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은 진출 대상국의 건설산업 수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다르게 해야 한다.
우선 건설 관련 제도와 법적 기반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선 공급→ 후 수요창출’ 방식이 효과적이다.
건설기술 및 기준(표준) 마련 지원과 전문 인력 양성 체계 구축 지원 등을 통해 수주 기반을 닦아 놓으면 수주는 뒤따라오게 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형 CM(건설사업관리)의 캄보디아 수출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한국CM협회, 건설용역업체 등은 캄보디아에서 계획에서부터 설계와 시공, 감리, 운영 등을 포함한 CM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첫 CM시범사업도 수주했다.
규모는 작지만 국내 제도가 수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설산업 체계가 잡혀 있는 국가에서는 실적과 노하우를 쌓은 후 현지화를 꾀해야 한다.
실적과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는 현지화가 힘들뿐더러 현지화를 완료해도 역량이 부족해 수주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 용역업체는 초기 단계에서 단독 수주가 어렵기 때문에 공기업, 시공사 등과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는 수익이 적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업에 참여해 짧은 시간 안에 실적과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장 교수는 “실적과 노하우를 확보하면 마지막으로 현지 업체와 공동 수주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실적, 노하우, 가격경쟁력이 확보된 후에 현지화 단계로 발전해야 독자적이고 지속적인 수주 활동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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