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이른바 ‘제로 에너지’ 아파트를 놓고 건설사의 경쟁이 뜨겁다.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제로에너지 주택 공급을 목표로 세우고, 이에 앞서 2017년 기존 대비 60%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주택 보급을 계획하고 있어 미리미리 대비하고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똑똑해진 소비자들이 일반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저렴한 에너지 절감형 아파트를 선호하다보니 건설사도 앞다퉈 에너지 절감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하반기 인천 송도에서 국내 처음으로 고층형 제로에너지 아파트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 단지는 송도국제도시 6·8공구 A11블록에 지하 2층~지상34층, 886가구로 건설된다.
벽체와 지붕 바닥 등에 고단열 자재가 사용되고 기밀성능도 기존 아파트 대비 2~3배 수준으로 강화된다.
또 실내 공기를 환기할 때 손실되는 열을 회수해 사용하는 ‘외기냉방 겸용 폐열회수 환기시스템’을 비롯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수소연료전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이 적용된다.
이 같은 에너지 절감 기술이 모두 적용되면 난방에너지의 75%, 환기가동에너지의 7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시공 이전단계에서부터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탄소발생은 줄이는 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동배치, 평면도 등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하면 공동주택 생애주기에 걸친 에너지 효율 및 탄소 배출량, 일조량까지 동시에 예측할 수 있다.
기존 친환경 설계 분석 기법은 통합분석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려 효율성이 떨어지는 데 반해 이번에 개발된 프로그램은 이 같은 단점을 개선했다.
현대산업개발 정문영 기술연구소장은 “이 프로그램은 정부의 제로에너지 아파트 정책 달성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전문 인력과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제로 에너지 아파트  도입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강원도 삼척에서 국내 최초 냉난방 에너지 제로형 공동주택인 삼척그린파워 직원사택을 준공했다.
이 단지는 고효율 지열시스템을 활용해 여름철과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지열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을 통해 얻고 있으며 피트니스센터, 북카페, 유아방 등의 부대시설도 자립형 건물로 시공됐다.
대림산업은 또 집안의 모든 면에 끊김이 없는 단열설계를 적용해 결로 발생이나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적용한 단지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분양되는 단지들은 2~3개 이상의 차별화된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GS건설이 부천상동에 분양중인 ‘상동스카이뷰자이’는 승강기 동작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해 재사용하는 전력 회생형 승강기가 적용됐다.
한양건설의 ‘광교산 한양수자인 더킨포크’에도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가, 현대산업개발의 ‘문정 아이파크’는 태양광 설비와 지열시스템이 각각 적용됐다.


이처럼 에너지 절감 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있지만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단지마다 적용 사항에는 차이가 있다.
대림산업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에너지 절감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고 실제 설계에 적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다만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고가의 자재를 적용하고 첨단 장치을 대거 적용하면 분양가가 상승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단지 규모나 특성에 맞춰 선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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