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건설, GS건설, 한신공영의 수주 소식에도 불구하고 올 해외건설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주텃밭으로 여겨졌던 중동 국가들이 저유가 등으로 플랜트 발주를 미루면서 국내 건설사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 초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건설 진출 50주년을 맞아 순방에 나서고 국토교통부도 ‘제2중동 붐’ 성과 확산을 위해 수주지원단까지 파견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 해외건설 수주가 6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은 총 67억4197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6억3672만 달러에 비해 72.6% 감소했다.
중동지역 계약 건수도 지난해 52건에서 올해 23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중동 수주가 줄면서 이 기간 전체 해외수주액도 231억3426만7000달러로 전년 대비 25.7% 감소했다.


중동에서 수주 가뭄은 국내 건설사의 해외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 1위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은 올 들어 현재까지 5억9282만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쳐 지난해 25억2751만 달러 대비 76%가량 줄었다.


삼성물산은 9억7991만 달러로 지난해 24억7193만 달러 대비 60%가량 줄었고 대우건설은 1억4374만 달러로 지난해 32억1247만 달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GS건설과 SK건설은 타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많았지만 지난해보다는 줄었다.
GS건설은 지난해보다 28% 줄어든 36억7750만 달러, SK건설은 47% 줄어든 23억8197만 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수주가 늘어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49억1739만 달러), 한화건설(21억4924만 달러), 포스코건설(7억737만 달러) 등에 불과하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의 수주 규모가 낮아진 것은 중동 산유국들이 발주 시기를 늦추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카타르 로열더치셸과 카타르석유공사가 추진하던 60억 달러 규모의 알카라나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는 수익성 문제로 지난 1월 발주가 취소됐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할 예정이었던 20억 달러 규모의 라스타누라 정유소 개발 프로젝트는 1년간 재입찰이 중단됐다.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한화건설, GS건설 등 국내 5개 건설사가 사전 적격심사(PQ)를 통과했지만 수주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의 수주가 유력했던 쿠웨이트 알주르 신규 정유공장(NRP) 프로젝트는 발주처인 쿠웨이트석유공사(KPC)가 공사비를 삭감할 움직임을 보이며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5개 패키지로 구성된 이번 사업에서 한화건설 등 국내 건설사가 3개 패키지에 대해 유리한 금액을 제시한 상태다.


이 같은 부진이 지속될 경우 올 해외건설 수주액은 6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선임연구원은 “중동 지역 발주물량 감소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6.4% 감소한 552억 달러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며 “중동 지역 수주 감소에 따른 아시아, 중남미 등 수주지역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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